일본 車판매, 500만대선 무너져…동일본대지진 이후 최악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코로나19 여파로 11.5% 감소한 459만8615대
일반차 3년 연속·경차 2년 연속 판매량 감소
스즈키, 혼다 제치고 사상 첫 2위 올라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가 4년 만에 500만대선이 무너지면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와 전국경자동차협회연합회는 2020년 신차 판매 규모가 459만8615대로 1년 전보다 11.5% 감소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일본의 자동차 판매량이 500만대를 밑돈 것은 497만197대를 기록한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421만220대가 팔린 2011년 이후 최악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60만9255대)과 비슷한 실적이다.

일반차 판매는 288만527대로 12.3%, 경차(배기량 600cc 이하) 판매는 171만8088대로 10.1% 줄었다. 일반차는 3년 연속, 경차는 2년 연속 판매량이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자동차 판매 실적을 크게 떨어뜨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사태를 선언한 지난 4월과 5월 신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6%, 44.9% 급감했다. 5월 감소폭은 동일본대지진 발생 직후인 2011년 4월의 -47.3%에 맞먹는 수치다.

지난 10월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늘어나며 어느 정도 실적을 회복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2019년 10월부터 소비세를 8%에서 10%로 인상한 영향으로 그 해 4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회복세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체별로는 도요타가 145만4524대(전년비 -6%)를 팔아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스즈키는 63만842대(-9.4%)로 1993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혼다는 판매량이 전년보다 14.3% 감소(61만9132대)하며 2위를 내줬다. 다이하쓰(59만2346대· -10.1%), 닛산(46만8544대·17.5%)이 뒤를 이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