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양유업 "황하나, 회장과 인연 끊은지 오래" 눈물의 호소
입력
수정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의 하소연현재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황하나(33) 씨에게 붙는 수식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가수 박유천의 전 여자친구, 다른 하나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다. 이 때문에 황씨 사건을 남양유업 오너리스크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황 씨가 2015년에 이어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에 손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양 외손녀' 라는 수식어가 다시금 남양유업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황하나는 홍 회장과 인연끊은 지 수십년 된 인물"
"회사 이미지 타격…더는 참을 수 없어"
"마약 투약은 중범죄…황씨 엄벌해달라"
"기사에 남양 창업주 외손녀 문구 자제해달라" 호소
황씨 사건에 여태껏 크게 대응하지 않았던 남양유업은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정면대응에 나섰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사진)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원식 회장은 20년 넘게 조카인 황씨와 단 한차례의 교류도 없었고 둘 사이에 어떤 연락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또 "단 한번도 남양유업의 경영에 간여하거나 사원으로 일한 경력도 없는 사람이고 저 역시 수십년 회사를 다니면서 단 한번도 황씨를 만나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사내·외 이사를 역임하지 않은 것은 물론 남양유업 사원증을 받아본 적도, 회사 사옥에 출입한 기록도 일체 없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이 대표는 "회사가 경영을 잘못하거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에 미흡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회장 일가와 이미 수십년째 인연을 끊고 살고 있는 사람 때문에 남양유업이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마약 투약은 사회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범죄인만큼 황씨를 엄벌해야 한다"며 "어떻게 이런 인물을 남양과 연결지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양유업은 이날 동시에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그릇된 행동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황씨가 돌아가신 홍두영 창업주의 외손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양유업 이름까지 연관되고 있다"며 "저희 역시 황씨가 강력하게 처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물론 그 일가족 중 누구도 남양유업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경영활동과도 무관하다"고 호소했다. 출입기자에게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라는 표현과 남양유업 로고, 사옥 사진을 연계하는 언급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황씨는 2015년 서울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투약하고, 2018년 향정신성 의약품을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황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40시간의 약물치료 프로그램 수강 등을 선고받았다. 그는 집행유예 기간인 지난달 또 한차례 마약을 투약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황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 7일 구속영장 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