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버스 탄 '요기요' 배달기사…배달앱·새벽배송 '비상'

북극발 폭설에 배달앱·새벽배송 '차질' [이슈+]

▽ 컬리·쿠팡·SSG닷컴 등 새벽배송 '차질'
▽ 빙판길에 배달앱도 '축소'…쿠팡이츠 중단
▽ 소비자들 "배송기사 안전 생각해 주문 지양해야"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개드립 캡쳐
"원래 새벽 3시쯤 마켓컬리 새벽배송을 시작하는데 눈이 많이 와서 (물류)센터 물건이 입고가 덜 됐어요. 오전 5시인 지금도 (물류센터에서) 출발하지 못했어요." 남편과 함께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는 네이버 아이디 dkf****는 한 지역 맘카페에 배송이 늦어지는 데 대해 "(소비자들의) 양해를 바란다"며 물류센터 풍경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들은 "안전 운전하시라"며 응원글을 올렸다.
'북극발 한파'로 간밤에 폭설이 내리면서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 새벽배송과 배달앱(운영프로그램)에 비상이 걸렸다. 간밤 도로통제 여파로 새벽배송 주문이 취소되거나 배송이 늦는 등 사례가 줄을 이었다. 빙판으로 변한 도로로 인해 음식배달 서비스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배달앱은 배달기사의 운영 지역을 축소하거나 중단에 나섰다.

컬리·쿠팡·SSG닷컴 일부 새벽배송 '지연'

7일 유통업계에선 폭설에 따른 도로통제 등으로 새벽배송 지연 소식이 잇따랐다.마켓컬리는 전날 물류센터에서 출고가 지연돼 일부 지역에서 '샛별배송'이 지연됐다. 물류창고에서 터미널로 상품을 보내는 시간이 늦어지면서 배송시간이 밀렸다. 빙판길이 언 주택가까지 배송이 순차적으로 지연된 부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SSG닷컴 앱 캡쳐
마켓컬리 관계자는 "배송 인력 추가 투입 등으로 폭설에 대비했으나 도로 통제 등으로 지연이 불가피했다"며 "물류창고에서 상품이 나가지 못한 경우 전체 개별 고객에게 연락하고 전체 환불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SSG닷컴의 새벽배송도 일부 지연 사례가 전해졌다. SSG닷컴은 앱을 통해 지연 사실을 전하고 주간배송인 '쓱배송' 역시 늦을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공지글로 알리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한파와 폭설로 인해 일부지역의 배송이 지연되고 있고, 늦어지는 주문 건에 대해서는 개별고객에게 문자로 안내한다"며 "배송기사들의 안전을 위해 서행 운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켓배송'을 운영하는 쿠팡도 앱에서 '로켓배송' 지연 가능성에 대해 안내에 나섰다.

빙판길에 배달앱도 '비상'…쿠팡이츠, 서비스 일시 중단

사진=연합뉴스
음식·생활용품 배달 앱 업계도 서비스 축소 수순에 돌입했다. 추운 날씨 속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배달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지만 기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달앱 쿠팡이츠의 경우 임시 운영 중단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배달 기사들에게 서울 전지역 도로상황이 좋지 않아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앱에서도 기상 악화로 배달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공지를 띄운 상태다.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은 전날 저녁께부터 배달대행기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의 배달 가능지역을 축소했다. 전날에는 생활필수품 배송 서비스인 'B마트'를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는 일부 지역의 영업만 재개했다.

배달 앱 업계 2위 '요기요'의 경우 전날 오후 7시께부터 아예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현재 앱에서는 대부분 식당이 오후 1시 이후 혹은 내일 중 주문 가능한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은 배달 주문 자제합시다"

사진=뉴스1
온라인 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배송 지연 사례를 전하면서도 불평하기보다 배달 관련 종사자의 안전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새벽배송을 제때 수령한 경우 "눈이 올 줄 모르고 주문한 물품을 받게 돼 마음이 불편하고 감사하다"는 후기도 맘카페를 중심으로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배송준비중이라 취소버튼이 비활성화돼 취소를 못했는데 새벽에 배송기사가 다녀갔다"며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종사자 등의 안전을 위해 배송과 배달 주문을 자제하자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한 지역 맘 카페 회원은 "이런 날은 택배가 늦고 안와도 되니 배송기사들이 안전하길 바란다"며 "배달음식도 시키지 않으며 서로 배려했으면 한다"고 글을 올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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