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차인표 "경력 정체기에 만난 '차인표', 강력한 한방 보여주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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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차인표'
차인표 "신박하고 실험적인 영화"
'라라리 라라라~' OST가 들려오면 어김없이 떠 오르는 그 얼굴. 차인표는 손가락 하나로 대한민국을 평정한 최초의 로맨틱 가이였다. 1994년 방송된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혜성처럼 등장해 가죽 재킷, 오토바이, 색소폰 등을 소화하며 전국에 '차인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27년 뒤 차인표는 '셀프 디스'까지 감행하는 아주 신박한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를 통해서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차인표'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실존하는 배우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물론 그의 과거와 현재,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오가는 신박한 기획으로 거침없는 웃음을 자아냈다. 차인표는 5년 전 영화 '차인표'의 제안을 받고, 자신의 이름을 건 기획에 부담감에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제안에 결국 출연을 결정한다. 그는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자신의 이미지와 작품에 등장하는 코믹한 이미지를 절묘하게 혼합해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코미디를 완성해냈다. 이 작품이 주는 웃음의 묘미는 실제인 듯 가상인 듯 그 경계를 오가며 줄타기하는 데 있다.7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차인표는 고사 끝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2015년 제안을 받았을 때 저는 간간히 영화 제의도 있었고, 미국 작품 제의도 있었다. 해 볼 여지가 있었기에 대본을 봤을 때 신박하고 실험적이었지만 워낙 저예산 기획이고, 이렇게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배급 할 수 있을까 걱정도 있어서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경력에 정체기가 오더라. 영화든 뭐든 해보고 싶고 팬 여러분들에게 활동하는 것을 상기하고 싶었다. 강력한 한방이 있어야 겠다 싶었다. 다시 일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고, 제작사에서 다시 제안을 줬다"고 말했다. 가장 부담스러웠던 것은 바로 제목이었다. 차인표는 "소재도 소재이지만, 너무 희화화 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외면당하면 큰 상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극중 '차인표'라는 인물 해석에 대해 차인표는 "김동규 감독이라는 제 3자가 바라본 저다. 저란 실체는 여기 있는데 저를 김동규 감독의 눈으로 해석한 것"이라며 "대중의 주된 시선이라고 본다면 거기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책임이란 생각을 하며 살았다. 최대한 대본에 나온대로 토를 달지 않으려고 결심을 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세계관을 만들어 놓고 제가 주된 소재로 사용된다고 해서 잔소리를 하면 영화가 안 만들어질 것 같더라. 출연 결심 했을 때 이 영화 대본에 대해 참견하지 말자였다. 단, 정말 결정적으로 아닌거 하나는 이야기 했다. 대본의 차인표는 정치가 하고 싶어 기웃거리는 장면이 있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나와 다르다. 영화가 나갔을 때 사람들이 그런 이미지만 생각을 하게 될까봐 그 부분은 말씀을 드려서 수정했다"고 말했다. 차인표는 "생각보다 안 보였다. 그럴 줄은 몰랐다. 총 한 달만에 이 영화를 찍었다. 장마에 태풍이 와서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신인 감독이 매일 스케줄을 소화하는데 배우로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상황은 아니었다. 안전하게 찍은 것에 기쁘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고 했다.
극중 공감된 부분에 대해 "매니저와 싸우면서 '네가 월급을 받는 것도 밥벌어 먹고 사는 것도 내 이미지 때문이야'라고 읍소하는 장면이 있다. 그 대사가 웃프면서도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공감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귀띔했다.
넷플릭스 공개에 대해서 차인표는 "정상적인 상황이었으면 저희 영화가 지금처럼 주목 받을 사이즈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당히 운이 좋게 넷플릭스에서 선택을 해서 공개를 하게 됐다. 이러한 시기에 공개가 됭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영화계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영화 만들어 놓고 개봉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 공존한다"고 털어놨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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