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시위대 난입에 트럼프 탄핵 목소리…"반란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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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대통령이 무장반란 선동"미 의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해임을 추진하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장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을 선동했고, 행정부가 직접 해임을 추진하지 않으면 두 번째 탄핵에 나선다는 경고다.
공화당서도 "수정헌법 25조 발동할 때"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하루라도 더 재임해서는 안 된다"며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시위대의 의사당 공격을 미국에 대한 반란이라 규정하며 "부통령과 내각이 나서지 않으면 대통령 탄핵을 위해 의회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그 직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한다. 대통령이 거부하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해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최고 수준의 긴급한 상황", "대통령이 무장 반란을 선동했다"고 비난하며 행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의회가 탄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에서도 탄핵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소속인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국민과 의회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포기하고 반란을 부채질했다"며 "악몽을 끝내기 위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에서 탄핵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의원은 킨징어가 유일하다.이와 관련해 NBC방송은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의원들이 수정헌법 25조의 발동을 주장했다고 자체 집계치를 소개했다. 수정헌법 25조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움직임도 있다. 일한 오마르, 데이비드 시실린 등 2명의 의원이 작성한 두 종류의 탄핵소추안 초안이 회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실제 탄핵을 추진하면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소추가 된다. 당시 탄핵안은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을 통과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 관문은 넘지 못했다.
의회가 목소리만 낼 뿐, 실제 행동에는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의회가 어떤 조처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표가 빡빡하다"며 "의회는 다음주 휴회가 예정됐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