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OA "기술주 팔고 인프라·금융株 사라"

"블루웨이브로 기술주 조정" 전망

정부의 인프라 지출은 증액 예상
금리 상승도 금융주도 실적 개선
사진=AP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페이스북 등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시장 비중(market weight)’으로 내렸다. 반대로 인프라, 금융 등 기존 주도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은 시장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올렸다.

7일(현지시간) BOA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중 확대는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이 기대될 때, 시장비중은 시장 평균과 비슷한 수익률이 예상될 때 내는 투자의견이다. BOA는 “미국 의회의 블루웨이브(민주당이 상·하원 동시 장악)로 정부의 인프라 관련 지출 증가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이같은 흐름이 인프라·금융 관련 기업의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의 증세 계획이 실행되면 S&P500지수 구성 종목의 주당순이익이 7% 줄어들 것”이라며 “기술주가 특히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민주당은 민주당이 조지아주 상원 2석을 모두 가져감에 따라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수를 점했다. 이에 대해 BOA는 “민주당이 의회 전체를 통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민주당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BOA는 소형주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 투자은행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할 때 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미국에서 이같은 투자 의견이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일 블루웨이브가 확정된 뒤 다수의 마국 투자은행이 “기술주는 잠제적 증세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고, 기관은 경기순환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내용의 전망을 내놨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종목 보유는 기술주에 집중돼 있다. 미국 종목 가운데 가장 보유량이 많은 건 테슬라(TSLA·86억달러)다. 이어 애플(AAPL·31억달러), 아마존(AMZN·20억달러), 엔비디아(NVDA·11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FT·10억달러), 구글(GOOGL·9억달러) 등으로 상위 6개가 모두 기술주다.

미국 투자은행이 종목 교체를 권한 뒤에도 개미들 사이에서 기술주를 매도하는 흐름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블루웨이브가 확정된 건 지난 5일인데, 이때부터 7일까지 6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1.8%)과 국내 투자자의 보관액 증감률(2.0%)은 비슷하다. 상당수는 보유분을 그대로 들고 있다는 뜻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