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2021년 이끌 산업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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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경제연구원신축년 새해는 우직함과 성실, 풍요를 상징하는 소의 해다. 소는 예로부터 이동의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소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의 모습은 옛 그림에도 종종 등장한다. 오늘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의 방향을 안내하는 소의 두 눈 역할을 한다. 자동차로 말하면 기업이 어디로 가는지 앞을 비춰주는 헤드라이트와, 안갯 속을 밝히는 안개등 역할도 한다. 기업이라는 자동차가 빠르고 정확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빛을 비추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산업 현황과 전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국내 주요 산업의 앞날이 신년에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2021년을 이끌 산업은 무엇일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올해 국내 주요 산업은 실물경제 동향과 소비심리 개선, 경영 환경 변화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반도체와 정유·화학, 게임·미디어 등 업종은 대표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으로 꼽힌다. 반도체는 올해 가장 전망이 밝은 산업이다.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지만 그 외에는 신년을 밝히는 요인이 더 많은 섹터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 산업은 2021년 우상향 성장이 예측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2021년에는 모든 반도체 제품 매출이 성장할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2020년 12.2% 성장에 이어 2021년에도 매출이 13.3% 늘어 반도체 제품군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는 수요 증가 예측 품목에 대한 생산량을 확대하고,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향상과 밸류체인 안정화를 통한 산업생태계 강화에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게임 시장은 이용자 증가와 해외 수출 확대로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 'K-콘텐츠' 인지도 향상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웹툰·웹소설, 드라마 등 미디어 시장도 긍정적 요인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게임·미디어 기업은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게임·미디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보안 등 디지털 규제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정유·화학 산업은 휘발유와 항공유 등 운송용 정유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NCC(나프타분해시설)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고 전기차 확대에 따른 글로벌 배터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유·화학 기업은 NCC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배터리 해외 생산거점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 그 외 국내 주요 산업을 살펴보면, 휴대폰 산업은 전 세계적인 5G 스마트폰 보급 가속화와 함께 지난 4년여 간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 휴대폰 관련 기업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생기는 기회를 적극 포착하고 전략 제품군을 통한 시장 공략에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폴더블·롤러블 휴대폰 제품 완성도 향상으로 신시장 확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미니LED TV 등 차세대 제품과 새로운 폼팩터인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기업은 LCD시장에서의 단계적인 철수 전략을 정밀하게 수립하는 동시에 OLED로의 생산 체계 전환 안정화를 추구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각 국의 내수부양 정책과 소비심리 회복으로 완성차 생산·판매의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 전 세계적인 그린뉴딜로 인한 글로벌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자율주행차 출시가 다가오는 데 따른 개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자동차 기업은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및 전기차 조기 출시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며, 미래차(전기·수소차, 자율주행차) 시장 R&D를 강화하며, 자율주행 관련 기술·자본 제휴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신축년 새해에는 산업 생태계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2020년이 코로나19가 촉발한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시기였다면, 2021년은 적응을 바탕으로 지각변동이 본격화되고 방향성이 뚜렷해지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초융합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핀테크와 함께 빅테크가 부상하고, 마이데이터(MyData)에 이은 마이페이먼트(MyPayment)가 올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표적 융합 산업인 모빌리티는 MaaS(Mobility-as-a-Service)의 서비스 영역과 결합돼 완성차와 ICT 업계뿐만 아니라 화학·소재, 항공, 소비재 기업과도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이커머스와 O2O(Online to Offline)·OTT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헬스케어와 종합금융플랫폼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러스와 같은 비재무적 요인으로 경제·사회적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 2020년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경영 어젠다로 더욱더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순환경제과 친환경 녹색 산업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기업들은 디지털 경영을 도입하며, 기술 혁신을 추구하며 새로운 현실에 발맞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CFO는 기업이 고민하는 혁신적 융복합 비즈니스를 실현하도록 기여하고, 탁월한 고객경험(CX)을 선사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도록 주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