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중형 20억 시대…외곽 작은집도 10억은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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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프레스티지, 강북지역 20억 첫 돌파강북 아파트값이 서울 강남 못지않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강북 인기 주거지역 중형(전용면적 84㎡ 기준) 아파트값이 20억원을 속속 넘기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이 늘면서 서울에서 수도권, 지방으로 확산한 집값 상승세가 다시 서울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용성 아파트 신고가 속출 중
외곽 전용 59㎡ 10억원 훌쩍 넘어
마용성 아파트, 줄줄이 '20억 클럽' 입성
9일 서울 마포구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마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중순 19억6000만원과 20억원에 팔렸다. 작년 11월 기록했던 신고가(18억8093만원)이 한달도 채 안돼 깨졌다. 마포구 일대에서 84㎡ 아파트 실거래가가 20억원이 넘은 첫 사례다. 이 단지는 아현뉴타운 염리3구역을 재개발한 새 아파트다. 도심과 여의도 등 주요 업무 중심지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초·중·고등학교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매도 호가는 대부분 2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마포구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 84㎡는 작년 11월 17억9000만원에 팔렸던 것이 지난달 18억2000만원에 신고가 매매됐다. 성수동2가 청구강변 84.87㎡(13층)도 지난달 19억에 최고가 거래되며 20억에 근접했다.용산구에서는 지난달 이촌동 ‘한가람’ 아파트 84㎡가 19억2500만~1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촌동 ‘강촌’ 전용 84㎡도 6월(16억원) 이후 거래가 없다가 12월 1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인근 ‘한가람’ 전용 84㎡는 19억3000만원, ‘코오롱’ 전용 114㎡는 19억6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서울지역 집값 상승세가 마용성 등 강북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마포프레스티지자이를 시작으로 강북 인기지역 일대에서 84㎡가 20억원을 넘는 사례가 줄 이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강북권에서는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웰스트림,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 등의 실거래가도 20억원에 근접한 상태다.
전용 59㎡는 강북 외곽도 10억 넘어
강북 인기지역 뿐만 아니라 외곽에선 소형 아파트가 10억원에 거래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중이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후 전용 59㎡도 속속 신고가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성북구에선 지난해 말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59㎡가 11억3500만~11억75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8월 말만 해도 이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억원대였지만 몇 달 만에 1억원이 넘게 오른 후 지금은 호가가 12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2013년 입주한 동대문구 ‘래미안크레시티’ 59㎡도 지난해 말 12억5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새로 찍었다. 연초(9억4000만원)와 비교하면 값이 3억원 이상 뛰었다.집값을 잡겠다며 정부가 각종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결국 강남권에 이어 강북권 집값까지 오르면서 시장에선 규제 무용론이 제기된다. 오히려 규제가 ‘똘똘한 한 채’, ‘패닉바잉’ 열풍 등 매수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가 지방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매수 수요가 서울로 유턴하고 있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되면서 오른 전셋값 탓에 집값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4일 기준) 강북 아파트값은 서울 아파트 평균 상승률(0.06%)을 웃돈다. 마포구가 일주일 새 0.10% 뛰었고 광진구(0.09%)와 중구(0.08%)도 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규제가 가해지자 오히려 서울 집값이 싸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전세난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도 강북 아파트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