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서 中 통신사 퇴출…외국인 자금 한국 몰렸다

1.6조 쓸어담아…9년반만에 최대
세계 최대 지수 산출 업체인 MSCI가 벤치마크 지수 구성에서 중국 3대 통신사를 제외하기로 하면서 한국 증시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외국인이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년반 만에 최대 규모인 1조6000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은 배경이다. 코스피지수는 이 같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3100선을 넘어섰다.

이날 MSCI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투자 금지 ‘블랙리스트’에 오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국유 통신사를 장 종료 직후 주요 지수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S&P다우존스인다이시즈도 전날 이들 3사를 지수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또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이들 3개 종목을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글로벌 주요 지수 산출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기업들을 차례로 지수에서 빼고 있다. 이번에 제외된 중국 3대 통신사는 MSCI 세계지수에서 0.0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MSCI 신흥국지수에서는 0.5%의 비중이다. 이들 종목 제외로 MSCI 신흥국지수 내 중국 비중은 38.6%에서 38.3%로 0.3%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증시는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MSCI 신흥국지수 내 비중이 13.84%에서 13.91%로 0.07%포인트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패시브 자금은 약 2억8000만~4억2000만달러(약 3100억~4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은 이날 오후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매수세를 확대했다. 이날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는 1조6435억원으로 2011년 7월 8일(1조72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