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추위에 온종일 사투…'얼고 터지고' 고단한 하루

북한강 얼음 '둥둥'·생맥주 통 '펑'…동파 피해 속출
신축 3년 춘천시청 한때 단수…농촌마을 식수난

매서운 혹한이 이어진 8일 강원 곳곳에서 주민들이 맹위를 떨친 동장군과 맞서 한파를 견뎌내는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전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안팎의 한파가 이어지자 춘천시와 경기 가평군 사이를 흐르는 북한강이 '꽁꽁' 얼어붙었다.

남이섬을 오가는 여객선은 얼음으로 뒤덮인 뱃길을 만들고자 물 위에 떠 있는 두꺼운 얼음 사이로 지나면서 '쇄빙선'이 됐다.

직원들은 오전 6시부터 두께 30cm가량 얼어붙은 얼음을 깨는 작업에 나섰고, 한낮에도 강물이 금세 얼어붙어 1km가량 섬을 오가는 선박은 힘겹게 운항을 해야 했다.
남이섬 관계자는 "최근 살얼음이 끼기는 했지만, 전날부터 극심한 추위에 북한강이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배가 운항할 수 있도록 15분 간격으로 오가면서 얼음을 깨고 있다"고 말했다.

동장군의 위세에 적지 않게 놀란 주민들은 크고 작은 피해를 수습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축산농가는 스며드는 찬바람을 막고자 천막 설치와 함께 추위에 약한 송아지를 온열기가 켜진 방에 넣고, 털옷을 만들어 입히며 방한에 힘을 쏟았다.
혹한에 주류도매점에서는 야외 창고에 보관된 생맥주 통의 부피가 팽창, 뚜껑이 터져 버리자 온풍기 옆에 맥주를 쌓아 녹이는 작업을 벌였다.

수도관을 녹이는 업체도 온종일 얼어버린 수도관을 녹이는 해빙 작업으로 바쁘게 보냈다.

업체 관계자는 "전날 오후부터 도심 주택가에도 수도관이 얼어붙어 수리 요청 전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손이 없어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축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춘천시청사도 한파 피해를 벗어나지 못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께 기온 강하로 배관이 동파되면서 누수가 발생, 1시간 40여분가량 단수가 됐다.

수도관이 얼어버린 농촌마을에서는 식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자원공사 강원지역협력본부는 이날 삼척시 노곡면 상마읍리 등 11개 마을 500여 가구에 물병 1만 개를 전달했다.

도 전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강원의 이날 최저기온은 인제 향로봉 영하 29.1도, 화천 광덕산 영하 28.7도, 철원 임남 영하 28.6도, 횡성 청일 영하 28.2도, 홍천 내면 영하 26.6도, 춘천 영하 21.9도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가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