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 백종원의 '콜라보'…이번엔 참조기 정식 도시락

요즘 겨울 바다는 제주 참조기 풍어(風魚)다. 9년 만에 많이 잡히는 해라고 한다. 하지만 제주 참조기 어가들은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급식, 식당 등 기존 판매처의 수요가 급감해 냉동 창고에 참조기 수천t이 창고에 쌓여 있다.

선물용으로 쓰이는 큰 조기와 달리 주로 급식, 식당에서 사용되는 비교적 작은 크기의 조기가 팔릴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편의점 CU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손잡고 조기를 활용한 편의점 도시락을 개발했다. CU 관계자는 10일 “갓 잡아 올린 뒤 급랭해 신선함이 살아있는 조기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편의점에서 꽁치, 고등어 등 다양한 생선구이 도시락이 출시됐지만 조기 구이를 활용한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제주 참조기 정식’ 도시락은 생조기를 바로 튀긴 뒤 초간장에 절여 조기의 눅눅한 식감과 냄새를 줄이고 참조기살 고유의 단맛과 감칠맛을 극대화한 상품이다. 반찬은 특제 양념에 재운 돼지불고기와 깔끔한 맛을 더해줄 봄동나물 무침과 건파래 무침으로 구성됐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태풍으로 상품성이 떨어진 사과, 급식 중단으로 소비가 줄어든 오리고기 등을 활용한 상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첫번째로 출시된 ‘애플파이’는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약 한 달 만에 충남 지역의 사과 10톤을 소진했다. 오리를 활용한 백 대표와의 두번째 협업 상품인 ‘우리오리 덕 정식’ 도시락 역시 오리고기 약 40t을 사용하며 누적판매량 15만개를 돌파했다.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정재현MD는 “맛남의 광장 상품은 방송을 보고 출시 전부터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와 판매율이 높은 상품”며 “어려움에 처한 우리 지역 농어가를 돕는 착한 소비에 동참하시는 고객분들께 완성도 높은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상품 개발 연구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