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폭력'에 실망한 美 기업들…정치 후원금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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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확정 반대한미국 대형 은행과 친기업 단체들이 잇따라 정치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폭력 사태의 후폭풍이라는 분석이다.
공화당 의원들 기부도 끊겨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가 앞으로 6개월간 공화당과 민주당 등에 대한 모든 정치자금 기부 활동을 잠정 중지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JP모간은 정치자금 기부금으로 배정한 예산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푸드뱅크’에 기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그룹도 지난 8일 자발적인 모금 방식인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한 정치자금 모금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지난 6일 발생한 의사당 폭력 점거 사태가 2022년 중간선거 정치자금 기부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당 난입에 책임이 큰 공화당에 대한 지원만 중단하겠다는 곳도 잇따랐다. 이날 미국의 36개 독립 보험사 연합체인 블루크로스블루쉴드협회(BCBSA)는 의회 난입 사태 직후 표결에서 주별 선거인단 결과에 반대한 의원들에 대한 기부를 중단하기로 했다. 킴 케크 BCBSA 회장은 “폭력적이고 충격적인 의회에 대한 공격, 대선 결과를 뒤엎으려는 일부 의원에 비춰 BCBSA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투표를 한 의원들에 대한 기부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승리 인증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기부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미 의회는 지난 6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최종 인증하는 주별 선거인단 투표를 하기 위해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회의 1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해 회의가 중단됐다. 이후 속개된 회의에서 공화당 일부 의원이 애리조나주와 펜실베이니아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