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노조 "방사능 괴담 중단해야"…환경단체 "합동조사해야"

월성원전 삼중수소 검출 놓고 성명전
지난 2019년 경북 경주 월성원전 지하수 배수로 맨홀에 고인 물에서 관리기준을 넘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환경단체와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방사능 괴담을 통한 국민 공포 조장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법으로 정한 기준치 이내로 관리되는 방사능 물질(삼중수소)이 마치 외부로 유출돼 심각한 문제가 있는 듯이 말하고 있다"며 "월성원전 주변 삼중수소 농도는 법이 정한 수준보다 훨씬 낮은 상태로 운영하고 있고 발전소관리구역 내 방사능 농도도 법이 정한 기준치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갑자기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월성3호기 관리구역 내 방사능 관리가 문제라도 있는 듯한 발언으로 국민과 주민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며 "법과 절차에 따른 정상적 발전소 운영을 문제 삼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이어 "월성1호기 차수막 파손과 관련해 오염물질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 규제 기관과 주민에게 상황과 보수 계획을 설명하고 보수 작업까지 추진하는데 마치 은폐한 것처럼 침소봉대한다"며 "일부 여당 정치인의 이와 같은 문제 제기는 결국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와 관련해 검찰 수사에 대해 현 정부 정책과 관료를 보호하기 위한 정치적 물타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가 삼중수소에 오염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민관합동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2019년 4월 월성3호기 터빈 건물 지하수 배관계통에서 액체폐기물 배출기준치(4만㏃/L)의 약 18배인 71만3천㏃/L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며 "월성 원전 부지가 전반적으로 삼중수소에 오염됐고 부지 경계에서도 높은 수치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이 단체는 "한수원은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은 기준치 이하여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았다"며 "이런 오염이 인근 주민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원전의 지하수 오염 사태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정하고 먼저 빠른 조처를 한 후 정확하게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간합동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월성원전 측은 기준을 초과한 삼중수소가 검출된 고인 물을 액체방사성폐기물 처리계통으로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한수원 측은 "고인 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높았던 원인에 대한 자체실험을 수행했고 그 결과를 외부 전문자문기관을 통해 검증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