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입당하든 말든" 무시전략 …安, 종횡무진 행보

金 "당대당 통합? 말도 안돼…이러쿵저러쿵 하면 콩가루 돼"
安, 대구 이어 부산 방문…홍준표·이언주로 접점 넓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본격적인 야권 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치열한 수 싸움에 들어간 모습이다.김 위원장이 제1야당의 인프라를 토대로 안 대표의 입당을 압박하고, 안 대표는 여야 주자를 통틀어 1위를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렛대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태도다.

김 위원장은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 대표 입당은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 개의치 않는다"며 "나는 관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 더는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안 대표를 아예 언급하지 말라"며 "이러쿵저러쿵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러다 지난 4·15 총선 때처럼 콩가루 정당이 된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안 대표에 지나친 저자세를 보여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의 몸값만 높일 뿐이라는 계산에서다.김 위원장이 "3자 구도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이유도 선거 직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단일화 협상에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상승세를 탄 당 지지율은 이런 기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33.5%의 지지율로 민주당(29.3%)과의 격차를 지난주보다 더 벌렸다.이대로면 '오차 범위 밖 1위'를 굳히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특히 재·보선이 치러지는 '험지' 서울의 지지율이 32.7%로 민주당(29.0%)보다 높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38.8%로 민주당(21.3%)을 여유 있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외곽에서 광폭 행보 중이다.

야권 단일화에 대한 조언을 듣겠다는 명분으로 주요 인사들과 만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9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찾아 서울시장 보궐선거 완주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이날 대구 동화사에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조우했다.

안 대표는 취재진에게 홍 의원과의 만남이 우연이었다면서도 "홍 의원이 '큰 뜻을 품었으니 꼭 좋은 결과를 바란다'고 덕담했다"고 전했다.

야권 전체를 무대로 점차 보폭을 넓히는 안 대표를 두고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을 향한 '단일화 공세'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대구를 거쳐 이날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의 캠프를 방문했다.

조만간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의 입당을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을 경우 자신이 출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권 전체가 단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며 "안 대표가 유불리를 떠나 정치적 스킨십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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