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연설 나선 23살 단발머리女 '김래아'의 정체는 [CES 2021]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 개막
'소중한 일상은 계속된다' 주제로 참여한 LG전자
가상인간, 롤러블폰, 올레드 에보 등 신제품 공개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이름' '서울에 사는 23세 여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작곡 활동을 하는 인플루언서' '팔로워는 약 6000명'.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 첫 날인 11일(현지시간) 진행된 LG전자의 '프레스 콘퍼런스'에 나서서 약 3분간 연설을 진행한 김래아에 대한 설명이다. 이날 김래아는 호텔 등 특정 공간의 위생을 위해 방역 작업을 하는 'LG 클로이 살균봇'을 소개했다. 또 휴대성, 디자인, 성능, 대용량 배터리 등 여러 강점을 갖춘 2021년형 LG 그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한 전문가용 모니터 'LG 울트라파인 올레드 프로' 등도 함께 소개했다.

이처럼 능숙하게 연설을 마친 래아는 사실 진짜 인간이 아니다.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인간'이다. 가상공간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외형에 인공지능 기술로 목소리를 입힌 캐릭터다.

래아는 최근까지 딥러닝 기술을 통해 3차원(3D) 이미지를 학습했고, 그간 없었던 목소리도 가지게 됐다. 그 결과 래아는 이날 입체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LG전자는 래아가 진짜 인간인 것처럼 나이와 직업 등을 부여했다. 래아는 올해 23세의 여성이며,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께부터 열린 래아의 SNS엔 평범한 젊은 여성들처럼 한강, 카페 등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게시됐다.

LG전자, '소중한 일상은 계속된다' 주제로 CES 참가

권봉석 LG전자 사장(CEO)이 11일 ‘CES 2021’ 개막에 맞춰 열린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제품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사진제공=LG전자
'소중한 일상은 계속됩니다. LG와 함께 홈 라이프를 편안하게 누리세요'라는 주제로 진행된 LG전자의 이날 콘퍼런스는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의 영상 내레이터로 시작됐다.

권 사장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대에 고객들이 더 나은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편리와 재미는 물론 소중한 일상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겠다"며 "LG전자는 혁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며 인사말을 마쳤다.이어 권 사장이 시작 버튼을 누르자 'Life in ON(소중한 일상은 계속됩니다)'라는 슬로건이 나왔다. 이와 함께 김진홍 글로벌마케팅센터장(전무), 페기 앙 미국법인 마케팅담당, 사무엘 장 북미이노베이션센터 상무 등 각 분야 전문가 7명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LG전자가 미국 동부시간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김진홍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전무가 '소중한 일상은 계속됩니다. LG와 함께 홈 라이프를 편안하게 누리세요'라는 주제로 연설하는 모습/사진제공=LG전자
이들은 "LG전자만의 차별화된 혁신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영감에서 시작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뉴노멀 시대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다.

이어 최근 집에서 일하고, 배우고, 즐기고, 쇼핑하는 등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일상에서 '집'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소비자가 집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안심, 편리, 재미 등 다양한 가치들을 소개했다.김진홍 전무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의 혁신적인 신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소중한 일상을 더 안심하고 편리하며 재미있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신제품 선보인 LG전자

이날 행사에서 눈에 띄었던 건 'LG 롤러블'의 등장이었다. 펼쳐지고 말려 들어가는 롤러블폰의 모습이 두 차례 나온 것. 화면 크기를 늘리고 줄일 수 있는 LG 롤러블의 모습이 영상에 직접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콘퍼런스 마무리에 나온 "More to Explore" 문구는 이 제품이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임을 암시했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LG전자 스마트폰의 폼팩터(특정 기기형태) 혁신 전략으로, 지난해 하반기 출시됐던 스위블(회전)폰 'LG 윙'이 첫 번째 제품이었다.

LG전자는 이어 건강·위생 기능과 디자인을 강화한 프리미엄 가전을 선보였다.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자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올레드 TV 신제품 '올레드 에보(evo)' 도 선보였다. 올레드 에보는 빛의 파장을 정교하게 구현해 기존 올레드 대비 더 선명하고 밝은 화질을 보여준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가 미국 동부시간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 롤러블'이 나오는 장면/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LG 씽큐 애플리케이션(앱)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소비자 가치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소비자가 LG 씽큐 앱을 이용해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글로벌 식품 업체인 네슬레, 크래프트 하인즈 등과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으로 주문한 식품의 바코드를 촬영하면 최적의 조리법을 찾아주는 '인공지능쿡' 기능도 소개했다.

또 미국 홈서비스 업체 홈어드바이저와 제휴해 LG 씽큐 앱에서 집 안에 있는 가전을 다른 공간에 설치하는 것을 신청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전제품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해주는 프로액티브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LG 씽큐앱의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프로액티브 서비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의 작동상태를 분석하고 예상되는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알려주는 기능이다.LG전자 관계자는 "개방형 혁신을 기반으로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해 LG 씽큐 앱의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한 것"이라며 "이 앱은 단순히 가전을 제어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고객이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누릴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