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났다'던 홍준표-안철수, 지난달에도 만났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의기투합"
洪, 대권 재도전·安, 서울시장…'윈윈' 전략 관측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오른쪽)이 11일 오후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가운데)에게 인사차 들렀다 방문 시간이 겹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우연히 만났다'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이 단순한 '조우'가 아니라 계획된 만남일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이날 연합뉴스는 정치권 관계자의 입을 빌려 "안 대표와 홍 의원이 지난달 식사를 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의기투합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안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관련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안 대표가 당시 '정권교체의 출발이 서울시장 선거인데, 여기에 야권의 세를 모으지 않고는 돌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날 동화사에서도 안 대표가 '이번에 철수하면 더이상 퇴로가 없다. 철수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대표는 이날 동화사에서 홍 의원과 조우한 것에 대해 "우연히 만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홍 의원은 만남 사실이 공개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대표를 만났다"고 전하면서 "평생을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삶을 살고자 했는데 금년부터는 난득호도(難得糊塗)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요구를 하니 연초부터 참 난감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안철수 대표를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보여진다. 빈 구석이 있어야 사람이 몰려든다는 것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봐도 정치적으로 증명이 됐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이 '낭중지추'와 '난득호도'와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앞서 4·15 총선 전부터 거론해 온 대권 재도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계에서는 두 사람의 공조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 의원은 향후 대권 행보를, 안 대표는 3개월 후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윈윈'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