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중국 당국 "춘제 귀성 자제하라"

춘제 한 달 남았는데도 홍콩발 귀성 행렬 이미 시작
사진=AP
중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춘제(중국의 설) 이동 자제령을 내리고 있다. 매년 춘제에는 수억명에 달하는 중국인의 귀성 행렬이 이어진다. 홍콩에선 중국 입경 통제에 대비해 연초부터 이른 귀성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베이징과 허베이를 비롯해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춘제 대이동을 막기 위한 안내문을 발표했다고 11일 보도했다.베이징과 선전 시정부는 국유기업과 공무원들에게 춘제 연휴(2월11∼17일) 고향 방문을 금지하고 거주 도시에 머물도록 했다. 베이징과 허베이성의 성도인 스자좡을 오가는 항공편과 열차표를 무료로 환불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스좌좡에선 이날만 77명의 확진자가 추가되는 등 올들어 400명 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중국 국무원은 춘제 대이동에 따른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특별 업무단을 꾸렸다. 지난 겨울 세계 최초로 집단 감염이 확인된 우한도 코로나19 위험 지역에서 우한으로 귀성하는 인원에게 7일 이내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기로 했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춘제 귀성 행렬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푸젠성 취안저우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춘제 연휴 체류 인원에 하루 150위안(약 2만5000원)의 휴일 수당과 보너스 등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한편 홍콩에선 본토 출신 홍콩 거주자들이 귀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홍콩에서 지난해 12월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하면서 귀성 행렬이 더 활발해졌다.

홍콩이민국에 따르면 1월 첫주 본토로 입경한 사람의 90%가 중국 국적의 홍콩 거주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 5일부터 홍콩으로부터 선전으로 입경하는 인원을 하루 2000명으로 제한했다. 제한 직전 3일 동안 하루 입경자는 평소의 두 배에 육박하는 5000여명으로 급증했다.

홍콩에서 중국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지정호텔에서 2주간 격리해야 하기 때문에 춘제 연휴를 고향의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귀성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본토 감염도 확산하면서 언제든 왕래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