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신년사에 원희룡 "책임회피와 장밋빛 자화자찬뿐" [전문]

"5년 차에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사과가 마땅"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사진)의 신년사를 두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기대한 국정전환 결단은 없었다. 책임회피와 장밋빛 자화자찬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전에도 대통령은 책임에서는 빠지고 자화자찬 기회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모습이었지만 이번 신년사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더 화려한 언어로 꾸미고 국민 앞에 섰다"며 이같이 지적했다.그는 "지난 4년 내내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이간질 시키더니 마지막 5년 차에 갑자기 포용을 이야기한다"며 "4년 내내 잘못된 정책으로 국가 경제와 민생경제를 망가뜨리더니 마지막 5년 차에 선도국가를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을 위한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마지막 5년 차에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마땅하다"며 "남 탓이 아니라 자기 책임을 이야기하고, 그동안 잘못한 정책을 이제라도 바로잡고 민생을 살리는 데 대통령의 결단과 권한을 다 쓰겠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다음은 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전문.

<기대한 국정전환의 결단은 없고 책임회피와 장밋빛 자화자찬에 실망했습니다>

대통령 신년사를 기대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매일 절규하며 살아가는 국민, 북한에 의해 불타버린 우리 국민, 교도소에서 마스크도 없이 죽어간 우리 국민, 일자리가 없어 오랫동안 눈물로 방황하는 청년, 일자리를 잃어버린 가장들, 사는 집에서 쫓겨나 외곽으로 밀려나는 소시민들의 고통에 대해, 국정 책임자로서 비통한 마음으로 국정 실패를 통렬히 반성하고 국정전환의 결단을 보여주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국정전환의 결단은 없고 책임회피와 장밋빛 자화자찬에 실망했습니다. 이전에도 대통령은 책임에서는 빠지고 자화자찬 기회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번 신년사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더 화려한 언어로 꾸미고 국민 앞에 섰습니다.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코로나 이야기, 한국기업들 이야기, 뉴딜 이야기, 정부 재정 쓰겠다는 이야기에 진정 위로와 희망을 얻고 새롭게 의지를 다질 국민이 몇이나 되겠습니까.지난 4년 내내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이간질 시키더니 마지막 5년 차에 갑자기 포용을 이야기합니다. 4년 내내 잘못된 정책으로 국가 경제와 민생경제를 망가뜨리더니 마지막 5년 차에 선도국가를 이야기합니다. 4년 내내 민생경제와는 관련 없는 권력기관 손아귀 넣기를 계속하다가 이제 와서 상생과 민생을 이야기합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외치며 취임한 대통령이 찢어진 나라의 반쪽 대통령, 상식과 국민 공감에서 이탈한 딴 나라 대통령이 된 것 같습니다. 갈등을 회피하고 선하게 보이고 싶은 연약한 대통령, 잘되는 것은 내 덕, 잘 안되는 것은 남 탓하는 '내 덕 남 탓' 대통령을 보기가 안쓰럽습니다.

국민을 위한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마지막 5년 차에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마땅합니다. 남 탓이 아니라 자기 책임을 이야기하고, 그동안 잘못한 정책을 이제라도 바로잡고 민생을 살리는 데 대통령의 결단과 권한을 다 쓰겠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하지 않으면 이제 국정전환은 국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룰 수밖에 없습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