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대항마' 루시드, 우회상장 추진…유력 스팩 주가 30%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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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전기차'를 표방하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가 '백지수표회사'를 통해 미 증시 우회상장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지수표 회사는 공식적인 우회상장 수단으로 쓰이는 특수목적회사(SPC)인 스팩(SPAC)의 별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루시드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우회상장하는 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시드는 씨티은행 출신 유명 금융투자자 마이클 클라인과 관련 논의를 벌이고 있다. 클라인은 글로벌 투자 '큰손' 사우디 국부펀드(PIF)를 루시드에 투자하도록 이끈 주요 인물 중 하나다. 사우디 PIF는 루시드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루시드가 클라인이 미리 증시에 상장해 둔 스팩 중 '처칠캐피털4'와 합병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물망에 오른 스팩 둘 중 규모가 훨씬 더 큰 쪽이라서다. 처칠캐피털4는 작년 상장 후 투자금액 20억달러를 끌었다.

처칠캐피털4는 작년엔 AT&T 산하 다이렉TV 위성TV 사업부문과 합병해 우회상장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엔 더 유망한 루시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소식통은 "이번 합병을 통한 루시드 기업가치는 150억달러(약 16조 485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보도가 나오자 뉴욕 증시에서 처칠캐피털4 주가는 장중 40%까지 치솟았다. 통상 스팩 주가가 우회상장 합병 전후로 급등하다보니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처칠캐피털4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 오른 13.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루시드는 고급 전기차를 표방하는 기업이다. 기존 전기차 이상의 주행거리를 갈 수 있는 전기차를 내놔 일각에선 '테슬라 대항마'로 불린다. 테슬라 모델S 수석 엔지니어 출신인 피터 로린슨이 최고경영자(CEO)직을 맡고 있다. 루시드는 작년 9월엔 '에어(Air)' 모델을 공개했다. 루시드에 따르면 에어는 1회 충전으로 최대 8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루시드는 올해 2분기부터 이 모델의 차량 인도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진=AP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