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아들 만난 안철수…"밥 한끼 나누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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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권 무책임함 보며 회의감 휩싸인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가 북한으로부터 피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가족을 만났다. 안철수 대표는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유가족이 해경, 청와대, 국방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는 모두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부산에 다녀왔다. 지난 연말에 꼭 찾아보고 안아주고 싶은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어제에서야 다녀오게 됐다"고 밝혔다.
"피살 공무원 유족 만나 밥 한 끼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서해안에서 북한군에 의해 참혹한 죽임을 당한 해수부 공무원을 기억하는가. 어제 그분의 유가족인 부인과 아드님을 만났다"며 "자식 키우는 부모 된 심정에서 피해자의 고2 아들, 초등 1학년 딸이 눈에 밟히고 가슴에 얹혀서 그냥 따뜻한 밥 한 끼 하면서 힘내서 살자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적었다.이어 "성인이 되기 전 부모를 잃은 슬픔과 충격은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다. 하물며 그런 참담한 소식을 들었을 때 아이들이 받는 충격과 찢어지는 아픔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오죽하면 피해 공무원의 고2 아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 달라는 호소를 했겠는가"라고 했다.그는 "하지만 정부는 냉담했다. 진상 규명하겠다는 대통령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유가족이 해경, 청와대, 국방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는 모두 거부당했다"며 "사실을 호도하고 은폐했던 자들은 여전히 장관이고 청장"이라고 꼬집었다.이어 "아이들의 어머니는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또 아버지를 잃은 슬픔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거짓과 왜곡으로 사회적 낙인까지 찍혀 가족들 가슴엔 피멍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정권 무책임함 보며 회의감 휩싸인다"
안철수 대표는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웠고, 또 그렇게 되기까지 몇 시간 동안 우리 군은 이를 알면서도 지켜만 봤다. 이게 과연 나라인가"라고 반문했다.그는 "그런데 이 정권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직무유기에 대해 단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며 한 가정의 아픔과 고통을 가십거리로 만들어 국가의 치부를 가리는 데 이용했다"면서 "국가가 오히려 유가족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고 지적했다.안철수 대표는 "군 당국이 국민의 죽음을 방치한 것에 대해 국군 통수권자는 타이핑한 편지 한 장만 보냈을 뿐이다. 국가에 의해 유가족이 위로받고 치유 받아야 할 시간은 국가에 의해 명예를 빼앗기고 억장이 무너지는 시간이 됐다"며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는 희생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 책임져야 할 이들에게 책임을 묻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