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물원서 고릴라 '코로나19' 확진"…첫 감염 사례에 '비상'

무증상 감염자인 동물원 직원이 바이러스 옮겨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고릴라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샌디에이고의 동물원에서 고릴라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영장류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첫 사례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동물원 당국은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세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동물원 관계자는 현재 사육 중인 고릴라 2마리가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고 나머지 1마리도 감염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무증상 감염자인 동물원 직원이 병을 옮겼다는 게 동물원의 설명이다.

이전 연구에서 일부 인간이 아닌 영장류들이 코로나에 감염되기 쉽다는 것이 밝혀지긴 했지만 유인원의 감염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이 관계자는 고릴라들이 가족 단위 생활을 하기 때문에 모든 고릴라에게 바이러스가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두 고릴라는 지난 6일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8일 예비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미국 농무부의 국립 수의학연구소가 전날 양성반응을 확인했다.고릴라는 DNA의 98.4%를 인간과 공유하고 있다. 때문에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고릴라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동물원 관계자는 고릴라들이 더 심각한 증상을 보일 경우를 대비해 코로나19 감염자들을 치료해온 전문가들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격리는 무리지어 생활하는 고릴라에게 해로울 수 있어 하지 않고 있다.

동물원 관계자는 "야생동물은 스스로의 회복력을 갖고 있으며 인간과는 다르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