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CEO 10명 중 9명 "올해도 국내 경기 암울"

중기중앙회 CEO 411명 설문

48% "작년보다 더 나빠질 것"
내수 진작·反기업법 보완 원해
신발을 제조하는 국내 중소기업 A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수 경기가 위축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30%나 감소했다. 이 회사 대표는 “이런저런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 중이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진전되지 않는 한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9명은 올해 경영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놓은 ‘2012년 경영전망조사’에 따르면 411개 중소기업 CEO 중 응답자의 47.7%는 올해 경영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쁠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도 41.8%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89.5%가 올해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황이 ‘양호’할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 수준(10.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부진 지속(86.7%)을 꼽았다. 이어 전 세계적 성장률 둔화(75.0%), 수출규제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13.3%) 등이 뒤따랐다. 기업규제 중심 법안과 정책도 10.2%를 차지했다.매출 전망은 47.4%의 응답자가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37.0%에 달했다. 증가할 것이란 의견은 15.6%에 그쳤다.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응답한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55.3%)은 전년 대비 10~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대내외 요인(복수 응답)으로는 전반적인 경기심리회복 여부(71.0%), 정부의 정책지원 여부(46.2%), 기업 운영요건 충족 여부(33.6%) 등을 들었다.

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으로 기업인들은 내수 활성화 지원, 정책금융·세제 지원 강화, 기업 활동에 대한 과도한 규제 입법 완화,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 등을 제시했다.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내수위축 및 대내외 불확실성 등이 중소기업 매출 등 경영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영 활력 회복을 위해 다양한 내수활성화 지원 정책과 함께 경영활동을 옥죄고 있는 경제3법, 중대재해법, 주 52시간 근로제 등 규제법안 및 정책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