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LGD사고 배관 연결작업 중 발생…직접원인 조사중"

국과수 등 조만간 합동감식…설비 결함·부실관리 여부 등 확인 예정
13일 중상자 2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 파주 LG디스플레이 화학물질 누출사고는 배관 연결 작업 중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배관 밸브에 문제가 생겨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밸브의 이상 원인과 누출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LG디스플레이 내 9층짜리 공장 건물인 P8동 5층에서는 근로자 이모(40·남)씨와 최모(40·남)씨 등이 배관 연결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배관 밸브를 교체하기 위해 투입된 협력업체 직원들이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하는 작업은 아니고 배관의 밸브에 문제가 생겨 밸브를 교체하는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작업 당사자들이 중상을 입어 조사가 힘든 상태로, 추후 정확히 조사가 이뤄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배관에서는 유독성 유해 화학물질인 수산화테트라 메틸암모늄(TetraMethyl Ammonium Hydroxide·TMAH) 약 300∼400ℓ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작업 중이던 이씨와 최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까지 받았다가 현재 다행히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TMAH는 전자산업 등에서 현상액이나 세척제 등으로 주로 사용되며, 응집을 방지하기 위한 계면활성제로도 쓰이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세척제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가 난 P8공장은 첨단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패널)을 생산하는 설비를 갖춘 곳이다.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무색의 액체인 TMAH는 피부에 노출되면 화상을 일으키고 신경과 근육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단시간에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유독성 화학물질이다.

취급 시 극도의 주의가 필요한 만큼 근로자들이 안전 수칙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배관설비 상 결함이 있었는지,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포함한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히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D 측 관계자는 "누출 원인에 대해서는 유관기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면서 "배관에 크랙이 생긴 것인지, (밸브) 차단이 제대로 안 된 것인지 등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접근이 제한돼 경찰은 조만간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감식을 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20분께 발생한 TMAH 누출사고로 중상자 2명이 발생하고, 5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