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전쟁' 승자는 BHC…"BBQ, 290억 지급해야"

법원 "BHC 부당행위 인정 안돼"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BBQ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법원이 BBQ에 한때 자회사였던 BHC에 290억원이 넘는 금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BBQ의 지난해 영업이익(25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판사 임기환)는 BHC가 BBQ를 상대로 낸 상품 공급대금 등의 청구 소송에서 “BBQ는 BHC에 290억6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14일 판결했다. BBQ는 과거 자회사인 BHC를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BHC가 BBQ 계열사에 물류 용역과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도록 해주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물류센터도 매각했다. 또 ‘BHC로부터 10년간 소스·파우더 등을 공급받겠다’는 내용의 전속 상품공급 계약도 맺었다. 하지만 BBQ는 BHC로부터 물류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신메뉴 개발정보 등 영업비밀이 새어나가고 있다는 이유로 2017년 물류용역 계약과 상품공급 계약을 파기했다.BHC는 2018년 2월 “BBQ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총 500억원대의 상품공급 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BBQ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BQ는 재판에서 “BHC가 부당한 행위를 해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 관계가 파괴돼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원고(BHC)가 신뢰 관계를 파괴하는 부당한 행위를 했다거나 그로 인해 상품공급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BHC의 손을 들어줬다. BHC가 경영상 정보를 부당하게 침해했다는 BBQ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