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편의점 5만개 시대…장보기·세탁·택배 '다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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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편의점이 언제 처음 생겼는지와 매년 늘어나는 이유를 알아보자.
국내 편의점이 작년 말 기준으로 ‘5만 점포’ 시대를 열었다.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서울 방이동에 편의점 1호를 선보인 이후 약 31년 만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그에 발맞춰 편의점업계가 빠르게 진화한 결과다. 배달 시장의 폭발과 함께 편의점이 ‘동네 물류’의 거점으로 부상하는 등 편의점 수는 더욱 팽창할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상위 5개사의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4만8094개다.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GS25와 CU의 점포 수가 각각 1만5000개 규모다. 세븐일레븐은 1만486개, 이마트24는 5301개였다. 5위인 미니스톱의 점포 수도 2607개로 집계됐다.

중소 브랜드 및 개인이 운영하는 편의점을 포함하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이미 5만 개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시장 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CU와 GS25 등 상위 업체들은 지난해 매달 70~80여 개씩 점포 수를 늘렸다”고 말했다.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2010년대 이후 가파르게 급증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꾸준하게 포화 논란이 제기됐다. 2007년 처음 1만 개를 넘어선 뒤 2016년 3만 개, 2018년 4만 개를 돌파할 때도 비슷한 상황은 반복됐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인구 1077명당 1개 수준.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2280명당 1개)보다 인구당 점포 밀도가 높지만 점포 평균 면적은 절반 수준이어서 대형화 쪽으로 아직 확장 여지가 많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편의점은 1인 가구의 꾸준한 증가에 따른 성장 여력이 큰 업종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수(2019년 인구총조사)는 614만 가구에 달한다. 전체 가구 중 30.2%에 해당한다.

편의점 업계는 이들을 대상으로 취급 품목도 늘리고 서비스도 개선하는 등의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취급 품목은 생필품 외에 신선식품 와인 명품 등으로 늘어나고 있고 서비스는 세탁과 펫케어, 배달·택배, 보험가입 등으로 영역제한 없이 확대되고 있다.

김기만 한국경제신문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