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서 일주일간 버리는 플라스틱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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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플라스틱 보고서'일반가정에서 일주일간 내놓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얼마나 될까. 어떤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가장 많이 사용될까. 이 질문은 뒤집어 보면 '어떤 기업들이 1회용 플라스틱 배출 절감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된다.
일반가정 260가구 대상 조사
총 1만6629개 1회용 플라스틱 배출
71.5%가 식품 포장재
15일 환경시민단체 그린피스는 일반가정에서 일주일간 내놓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조사한 '우리집 플라스틱 어디서 왔니' 보고서를 공개했다.보고서는 작년 10월 18일부터 10월 24일까지 일반가정 260가구 구성원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제품 정보를 조사한 결과다. 각 참여자가 당일 사용한 플라스틱 제품의 정보를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기반한 지역별 비례할당을 통해 참여자를 선발했다.
조사기간 260가구가 내놓은 1회용 플라스틱은 총 1만6629개다. 그 중에서 식품 포장재가 1만1888개(71.5%)로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등교, 재택근무 등으로 가정 내 머루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제 플라스틱 없는 식탁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는 게 그린피스의 설명이다.
식품 품목별로 보면 음료 및 유제품류에서 발생한 플라스틱이 4504개(37.9%)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과자·간식·디저트류 2777개(23.4%), 면류 및 장기보관식품 1255개(10.6%) 순이었다.조사 가구가 배출한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제조사를 따져보면 동원F&B가 557개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농심,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이는 배출량으로, 사용 빈도 수가 많은 제품·품목에서 더 많은 플라스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밖에 화장품, 세안용품, 문구류 등이 포함된 생활용품의 경우 8.7%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배달용기 배출도 전체의 7.5%에 달했다. 비닐랩, 아이스팩 등이 포함된 포장재료는 배달용기와 비슷한 수준인 7.4%를 차지했다. 의약품 및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제품의 용기가 포함된 '기타' 항목은 4.8%의 비중으로 조사됐다.그린피스는 왜 플라스틱에 주목했을까.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인이 사용하는 비닐봉투는 한 해 235억장이다. 46만9200t에 달하는 양이다. 한국인이 1년간 소비하는 플라스틱 컵 33억개(4만5900t)을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갈 수 있고 페트병 49억개(7만1400t)을 늘어놓으면 지구를 10.6바퀴 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1950년대부터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 중 약 90%는 자연에 버려지거나 소각됐다는 점이다. 재활용률이 떨어져 다른 나라에 쓰레기를 수출하는 식으로 해결해왔다. 하지만 각 국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플라스틱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사용량 축소는 기후변화 측면에서도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플라스틱은 석유 공급망을 확대하고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는 설명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플라스틱 제조 및 분해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석탄 발전소 189개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