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서두르는 롯데렌탈…'몸값 2조' 인정이 관건

재무적투자자와 계약기간 곧 끝나
지분 되사는데 3000억 이상 필요
"혁신 모델 제시 못하면 난항 예고"
국내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이 기업공개(IPO) 작업을 재개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이날까지 국내 증권사들로부터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았다. 지난달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추진하다가 갑작스레 연기한 지 한 달 만이다. 이달에 쇼트리스트를 추린 다음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롯데렌탈이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모 회사인 호텔롯데의 재무 상황이 코로나19 여파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2015년 롯데렌탈의 전신인 KT금호렌터카를 인수하면서 총수입스와프(TRS) 계약을 맺었다. TRS는 금융기관이나 재무적 투자자 등이 실제 투자자를 대신해 지분을 사들인 뒤 계약 만료 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정산받는 것을 말한다. 이 방식으로 국민연금의 특수목적법인(SPC) 그로쓰파트너(지분 19.61%)와 레드스탁(5.02%)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레드스탁과 그로쓰파트너와의 TRS 계약 만기는 각각 올해 5월과 내년 11월이다. 계약이 끝나면 호텔롯데는 이들로부터 롯데렌탈 지분 24.63%를 사들여야 한다. 매입에 약 3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다. 예상 시가총액의 20%가량이 공모 규모인 점과 공모가 할인율 등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2조원은 돼야 롯데렌탈이 3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 렌터카 2위인 SK렌터카의 시총은 5000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IB업계 관계자는 “장기렌터카와 중고차 사업만으로는 성장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1조원 가치에 달하는 카셰어링업체 쏘카처럼 혁신적인 신사업 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