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지지율, 출범 4개월새 반토막…'정권교체 법칙' 발동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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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미숙에 스가 내각 지지율 33% 또 사상 최저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정권 출범 4개월 만에 반토막났다.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일본 정가에서 통용되는 정권 교체 법칙인 '아오키 법칙'이 가동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않는다' 여론이 20% 더 높아…여당 지지율 30%선도 붕괴
총리퇴진 공식 '아오키법칙'의 적용받아
마이니치신문이 17일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33%로 지난달 12일 조사(40%)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9월16일 정권 출범 직후 지지율(64%)의 절반 수준이다.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은 57%로 한 달새 8%포인트 상승했다. 내각을 불신임하는 여론이 지지율을 20%포인트 가량 웃돌았다.
여론이 스가 정권에 등을 돌리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미숙한 대응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66%로 '평가한다(15%)'를 4배 가까이 웃돌았다.
일본의 1일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작년 10월말부터 급격히 늘어 이달 들어서는 연일 7000명을 넘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지난 7일에야 도쿄와 수도권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긴급사태 선언이 너무 늦었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내각 지지율이 급락한 영향으로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지지율도 28%까지 밀렸다. 지지율이 한 달만에 5% 포인트 하락하며 30%선이 무너졌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11%)과 일본유신회(7%), 공산당(5%), 국민민주당(2%) 등 야당 지지율이 자민당 지지율에 근접했다.
내각 지지율 40%선과 자민당 지지율 30%선이 무너지면서 아오키 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오키 법칙은 1990년대 후반 자민당 간사장과 관방장관을 지낸 아오키 미키오 전 의원이 내건 여론조사와 정권 안정도의 공식이다.
①내각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의 합계가 50% 이하 ②여당 지지율 30%, 무당파 50%, 전체 야당 지지율 20%의 비율이 무너질 경우 ③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비율이 내각지지율을 10%포인트 이상 웃돌 경우라면 총리가 물러난다는 법칙이다.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가 정권의 지지율은 이미 아오키법칙 ②와 ③의 적용을 받는다. 법칙 ①도 한 달새 내각과 자민당 지지율의 합이 73%에서 61%로 급락한 만큼 가시권이라는 분석이다.
스가 총리는 '총리에 적합한 인물'에서도 8%의 지지율을 받아 3위로 밀렸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12%)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10%)이 1,2위에 올랐다. 아베 신조 전 총리(4%)는 4위였다.
자민당 중진 의원은 "지지율이 위험수위에 접어들었다"며 "이대로라면 '스가 끌어내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