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주일대사 "日자산 압류는 최악의 상황…정치적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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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신임 주일 한국대사가 현재의 한·일 관계를 “국교 수립 이후 최악”이라 진단하며 양국 정부가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 판결로 일본 정부와 기업의 자산이 압류될 경우를 양국 관계의 ‘최악의 상황’으로 규정했다. 그동안 “사법부 판결에 행정부가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정부가 정치적 해결방안 마련 모색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본 정부도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강 대사는 17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조율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실제로 압류까지 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일본 기업·정부의) 자산 압류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양국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8일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정부가 원고 1인당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판결 무효를 주장한 가운데 법원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자산 압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6월 일본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에 압류명령 공시송달을 보내며 국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기업들이 2018년 대법원의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강제 절차다.
강 대사는 정치적 해결방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대사는 “역사 갈등 문제는 머리를 맞대 진지하게 의논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그동안 양국은 다양한 대화를 통해서 과거사 문제에 있어 서로 왜 그러는지를 어느정도 알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은 법”이라며 “사법부가 할 부분이 있고 정부가 할 역할은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일본 내에서 위안부 판결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ICJ 제소 말고도 한일 협정문에 문제가 있으면 제3국에 중재를 맡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만일 (한국이) 응하게 되면 제3국 중재에 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2019년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제3국의 중재를 통한 과거사 분쟁 해결 절차인 중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지만 거부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문재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필요하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도 소개했다.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한·일 관계와 남북한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지난해 사실상 문 대통령의 특사로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예방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도쿄올림픽을 남·북·미·일 간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 대사는 이어 “문 대통령이 한·일 관계 정상화와 양국 간 협력 체제 강화에 애써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박근혜정부 당시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합의의 핵심은 정부가 ‘불가역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며 “한국 정부는 합의 이후 한 번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혹자들이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갖고 파기라는 주장을 하는데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재단은 이사장 이하 이사들이 전원 사표를 내서 저절로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합의 파기에 대한 주장은 민간 차원에서 나온 것이지 정부가 파기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얼어붙은 양국 간 경제 교류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강 대사는 “한일의원연맹 회장 시절부터 강제동원 문제 풀기 위해 많은 경제인 분들을 접촉해왔다”며 “특히 (올해) 올림픽이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에 대해서도 기대를 나타냈다. 강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일 사이에서) 가운데에 있어야 하는데도 일본 편을 많이 들었다”며 “지소미아도 미국의 강한 의지에 따라 졸속으로 이뤄졌고 우리가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이라며 “한·미·일 삼각공조를 중시하기 때문에 한·일 간 화해에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강 대사는 17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조율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실제로 압류까지 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일본 기업·정부의) 자산 압류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양국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8일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정부가 원고 1인당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판결 무효를 주장한 가운데 법원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자산 압류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6월 일본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에 압류명령 공시송달을 보내며 국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기업들이 2018년 대법원의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강제 절차다.
강 대사는 정치적 해결방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대사는 “역사 갈등 문제는 머리를 맞대 진지하게 의논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그동안 양국은 다양한 대화를 통해서 과거사 문제에 있어 서로 왜 그러는지를 어느정도 알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은 법”이라며 “사법부가 할 부분이 있고 정부가 할 역할은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일본 내에서 위안부 판결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ICJ 제소 말고도 한일 협정문에 문제가 있으면 제3국에 중재를 맡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만일 (한국이) 응하게 되면 제3국 중재에 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2019년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제3국의 중재를 통한 과거사 분쟁 해결 절차인 중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지만 거부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문재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필요하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도 소개했다.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한·일 관계와 남북한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지난해 사실상 문 대통령의 특사로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예방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도쿄올림픽을 남·북·미·일 간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 대사는 이어 “문 대통령이 한·일 관계 정상화와 양국 간 협력 체제 강화에 애써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박근혜정부 당시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합의의 핵심은 정부가 ‘불가역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며 “한국 정부는 합의 이후 한 번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혹자들이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갖고 파기라는 주장을 하는데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재단은 이사장 이하 이사들이 전원 사표를 내서 저절로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합의 파기에 대한 주장은 민간 차원에서 나온 것이지 정부가 파기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얼어붙은 양국 간 경제 교류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강 대사는 “한일의원연맹 회장 시절부터 강제동원 문제 풀기 위해 많은 경제인 분들을 접촉해왔다”며 “특히 (올해) 올림픽이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에 대해서도 기대를 나타냈다. 강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일 사이에서) 가운데에 있어야 하는데도 일본 편을 많이 들었다”며 “지소미아도 미국의 강한 의지에 따라 졸속으로 이뤄졌고 우리가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이라며 “한·미·일 삼각공조를 중시하기 때문에 한·일 간 화해에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