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했는데 고객이 돌아왔다"…카페점주, 오랜만에 웃었다

다중이용시설 방역조치 일부 완화 첫날, 카페 풍경 [현장+]

▽ 이른 오전부터 매장 찾는 고객 눈에 띄어
▽ 점주들 '반색'…"추락한 매출 반등 기대"
▽ 코로나19 장기화…"근근이 버티기는 여전"
18부터 카페에서도 식당과 같이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포장·배달만 가능했던 카페는 식당과 같이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진은 할리스커피 직원들이 지난 17일 매장 영업을 위해 사전 점검에 나선 모습. 사진=할리스커피
"꾸준히 줄던 카페 매출이 매장 취식 금지 후 또 반토막이 났어요. 매일 눈앞이 깜깜했는데, 손님이 돌아오니 그나마 웃음이 나네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가 일부 완화돼 카페에서 다시 매장 내 취식을 할 수 있게 된 18일 아침. 서울 천호동에서 10년 넘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한 박모씨는 손님 맞이를 위한 매장 정리에 한창이었다. 박 씨는 "바로 (매출이) 정상화되지는 않겠지만 취식 금지 전보다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생겼다"며 웃음지었다.

"카공족도 반갑다"…카페,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 가능

18일부터 카페에서도 식당과 같이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사진은 이날 천호동 소재 한 카페에 고객들이 거리두기를 지켜 앉아있는 모습.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그동안 포장·배달만 가능했지만 이날부터 카페는 식당과 같이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카페 내에서 취식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해당 조치를 위반하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명 이상이 커피·음료·간단한 디저트류를 주문한 경우 매장에 1시간 이내만 있을 것이 권고된다.

또 다른 천호동 소재 프랜차이즈 커피숍 매장에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두 팀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앉아 있었다. 아르바이트생 김모씨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며 한 곳에 쌓아뒀던 테이블과 의자를 이날 아침 재배치했다. 김 씨는 "매장 내 취식 금지 전보다는 오늘 고객 수는 조금 적은 편"이라며 "매장 이용 금지 기간 매출이 반 이상 준 만큼 일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18일부터 카페에서도 식당과 같이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사진은 이날 공덕동 소재 한 카페에 고객들이 거리두기를 지켜 앉아있는 모습. 사진=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카페점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달라진 지침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 꼼꼼히 대응에 나섰다. 카페점주들은 매장 넓이가 좁은 겨우 설치해야 하는 파티션 등의 형태와 이용시간 1시간 제한 권고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시설 허가·신고면적이 50㎡ 이상인 카페 및 식당은 테이블 또는 좌석 한 칸을 비워 매장 좌석의 절반만 활용해야 한다. 이를 준수하기 어려울 경우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 또는 칸막이 설치가 의무화된다.공덕동 소재 한 카페 점주 임모씨는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테이블 별로 '사회적 거리두기 좌석' 안내판을 한 번 더 확인해 설치하고, QR코드 인식기도 다시 점검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특히 점심시간 직장인이 많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 점포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식사 이후에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며 "매장 홀 이용이 가능해지며 점심시간을 이용해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는 직장인들이 몰릴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18일부터 카페에서도 식당과 같이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사진은 이날 천호동 소재 한 카페에 고객들이 거리두기를 지켜 앉아있는 모습.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고객들도 카페 매장 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임씨의 매장에서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직장인 박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카페 매장 취식이 불가능해지면서) 이동이 잦은 업무 특성상 잠시 노트북을 펼칠 곳이 없어 곤란한 적이 많았다"며 "카페 내에서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대중교통 이용과 같이 방역지침에 따르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2명 이상의 고객에 대한 1시간 이상 취식 금지 권고사행에 대해 점주들은 대체로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서울 구로동에서 약 5년간 커피숍을 운영했다는 최모씨는 "(1시간 이후부터는) 5분 단위로 안내를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지만 사실상 어떻게 조치를 취할 방법은 없다"며 "직원들도 오늘 많이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고사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의 현실에 대해 착잡해하는 분위기는 이어졌다. 최모씨는 "취식 금지 규제로 인해 놓친 고객들이 매장을 이용하면 다소 형편이 나아질 수는 있지만 갑자기 매출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카페 매장 이용 금지' 조치가 장기화하며 고사 위기에 처한 카페 업주들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수도권 헬스장·노래방 등 다시 문 연다…격렬한 그룹운동은 금지

사진=뉴스1
카페 매장 취식 허용과 함께 올해 들어 계속 문을 닫았던 수도권 헬스장도 이날부터 문을 열었다. 실내체육시설과 함께 노래연습장, 방문판매, 학원, 실내스탠딩공연장 등 11만2000개 다중이용시설이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다만 오후 9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운영이 여전히 중단된다. 동시간대 이용 인원은 원칙적으로 8㎡당 1명으로 제한된다. 학원 역시 기존 '동시간대 교습인원 9명 제한' 대신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방문판매업은 16㎡당 1명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된다.

실내체육시설 중 줌바, 태보, 에어로빅, 스피닝 등 격렬한 그룹운동(GX)은 집합금지가 유지된다. 샤워실 이용도 수영 종목을 제외할 경우 계속 금지된다. 실제 이날 서울 을지로 소재 한 스포츠센터는 회원들에게 운영 재개 소식을 전했지만 GX프로그램은 중단한 상태다.

노래방도 운영은 가능하다. 다만 손님이 이용한 룸은 소독 후 30분 이후에 재사용할 수 있다. 8㎡당 1명의 이용 인원을 준수하기 어려운 코인노래방 등은 룸별 1명씩만 이용해야 한다.

식당은 기존과 같이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사진=연합뉴스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과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주점인 홀덤펍에 대한 집합금지도 유지된다. 생일파티, 동아리 모임 등 개인 모임 장소인 파티룸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도 유지된다. 게스트하우스 파티 등 숙박시설이 주관하는 행사와 파티도 금지된다.이 밖에 전국의 스키장, 빙상장, 눈썰매장 등 실외 겨울스포츠시설 안에 있는 식당과 카페, 탈의실, 오락실 등 부대시설의 집합금지 조치는 해제된다.

오정민/이미경/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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