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 車 배터리 시장 호황…생산량 7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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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산업은 올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수요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국 친환경 정책 본격 추진
현대차·도요타 등 완성차업체
전기차 플랫폼 앞다퉈 선보여
K배터리 3社, 실적 개선 기대
'바이든 시대' 美시장 확대 주목
실적 날개 단 배터리 3사
18일 업계에 따르면 3사의 배터리 부문 실적은 작년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사상 첫 흑자 전환에 이어 분사까지 성공하며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영업이익을 약 49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2분기 흑자를 기록한 뒤 4분기까지 연속 흑자를 거뒀다.삼성SDI도 작년 4분기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중대형 배터리 부문 첫 흑자(영업이익 720억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은 적자폭을 크게 줄였으며 2022년에는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5조원 중반대를 달성하고 이익을 실현한다는 목표다.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이미 확보한 수주잔액이 많기 때문에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잔액은 LG에너지솔루션이 160조원, 삼성SDI가 60조원, SK이노베이션이 50조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예상보다 전기차 시장이 빨리 확대되면서 수주 물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현대자동차, 도요타, 폭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내놓으면서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3사도 올해부터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차량용 배터리 생산량은 291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작년보다 7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전기차 시장 급성장 기대
올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국내 배터리 업체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유럽에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작년 국내 3사가 생산한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각각 143%, 239%, 72% 늘었다. 중국 CATL(3.1%)과 일본 파나소닉(-8.5%)을 압도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작년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129만 대로 전년보다 약 두 배 급증했다. 유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만 70%에 달할 정도로 국내 업체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시장이다.
올해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곧 임기를 시작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업계에서는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시장은 그간 테슬라의 영향력이 막강했지만 올해 폭스바겐 현대차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전기차 10종이 새로 출시될 예정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강력한 규제 영향으로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렵다”며 “파나소닉은 테슬라에만 집중하고 있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의 합작법인에서 배터리를 본격 양산하면 GM에도 상당 물량을 납품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폭스바겐, 포드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이 출시할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도 국내 업체들이 수주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자동차와 배터리업계에서는 올해 LG화학, CATL, 파나소닉,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5개 회사가 과점 시장을 형성하는 가운데 ‘양강’인 LG와 CATL의 치열한 선두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 증설, 고성능 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 등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K배터리 업체들의 경쟁력도 결국 자금 조달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