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창작극' 집중 발굴한다…온라인 극장 정식 개소

김광보 예술감독 간담회…작품개발 사업 '창작공감' 신설
올해 '파우스트 엔딩'·'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 총 20편 상연 대기
국립극단이 앞으로 창작극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김광보 국립극단장 겸 예술감독은 18일 유튜브에서 연 첫 온라인 간담회에서 작품 개발사업으로 '창작공감'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창작공감 사업은 현장 연출가와 협업, 신진 작가 발굴, 기존 희곡 개발사업인 '희곡우체통'의 재편 등 3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창작공감: 연출'은 "당신의 계획에 국립극단이 함께하고 싶습니다"라는 구호 아래 현장 연출가와 더욱 다양한 방식 속에 협업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애와 예술'(2021년), '기후와 환경'(2022년), '아트 앤 테크놀로지'(2023년) 등 연간 주제를 설정해 해마다 3명의 연출가를 공모한다.

연출작 3편 이상의 연출가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사업에 선정된 연출가는 활동기간 활동사례비와 단기연수, 그룹워크숍 등이 지원된다. 신진 작가를 양성하기 위해 준비한 '창작공감: 작가'는 매년 공모를 통해 발굴한 작가 3명이 안정적으로 희곡을 쓰고, 공연을 준비할 기회를 제공한다.

희곡을 쓴 뒤 올리는 2차례의 낭독공연을 통해 피드백을 제공하고, 최종 완성된 희곡은 차기년도 국립극단 제작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창작공감: 희곡'은 기존 온라인 상시 투고 방식은 유지하되 희곡의 무대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방식을 다각화하기로 했다. 국립극단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관객들이 연극을 현장감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온라인 극장을 정식 개설한다.

이를 위해 관련 예산 10억 원을 배정했다.

온라인 극장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국립극단의 대표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올해 선을 보이는 레퍼토리 신작 4∼5개다.

이와 함께 누구나 연극을 평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 공연(배리어프리)'을 확대하기로 했다.

장예예술 희곡 및 작품을 개발하고, 장애예술가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 프로덕션'을 운영할 계획이다.
장애관객의 시설 접근성을 개선하는 한편 온라인 극장에서도 음성 해설과 수어 등을 적용한 '배리어프리 온라인 극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극단은 연극계 내외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소통자문위원회, 작품추천자문위원회, 공연평가위원회 등 3개의 위원회를 운영하며 외부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연극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가기로 했다.

간담회에서는 올해 국립극단이 올리는 작품 20편이 소개됐다.

대부분 지난해 상연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개막이 연기된 작품들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배우 김성녀가 '파우스트' 역을 맡아 화제가 된 '파우스트 엔딩'(2월 23일), 다시 보고 싶은 국립극단 작품 중 1위에 꼽혔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4월 9일)이 포함됐다.

비주류에 관심을 가지고서 활발히 활동해온 구자혜는 신작 '로드킬 인 더 씨어터'(10월 22일)로 관객을 만난다.

2020년 백상연극상 수상자 신유청은 신작 '엔젤스 인 아메리카'(11월 26일)로 팬들을 겨냥한다.

이 작품은 미국의 현존 극작가 토니 커쉬너의 대표작이다.

초연 때 퓰리처상,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등 유수의 상을 받았다.

아울러 국립극단은 전 지구적 문제로 대두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극단 운영 방향 중 하나로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포함해 추진해 가기로 했다.

김 감독은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소품, 소도구, 의상 등을 공유하겠으며 타 단체에서 대여를 요청한다면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며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통해 지구를 보호하고, 환경을 아끼는 연극 제작문화를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정권 당시 행해졌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국립극단이 연루됐던 점에 대해 거듭 사과하기도 했다. 제도개선과 내부직원 교육 등을 위해 '블랙리스트 사례집'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