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현준, 전 매니저 논란 후…'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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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신간 에세이 '울림' 발간
전 매니저 갑질 폭로…'무혐의' 마무리
신현준 "그 일 이후 '동정의 아이콘' 됐죠"
그 사건은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후 30년 만에 불거진, 신현준의 연예계 활동을 뒤흔든 일이 아니었을까. 데뷔 때부터 함께했던 전 매니저 A 씨는 지난해 신현준에게 폭언과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현준의 불법적인 약물 투약을 주장하기도 했다. 신현준은 즉각 법적 대응했고, '무혐의'로 수사는 종결됐다. 갑작스럽게 불거진 논란에 신현준은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신현준은 "제작진에 양해를 구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리고 마음의 안정을 찾았을 때, 자신을 믿고 응원해주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울림' 집필을 시작했다.
"배우들은 모두 조심해서 살잖아요. 스무 살에 연기를 시작해, 좋은 선배님과 감독님들과 함께 일하면서 항상 조심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최근엔 학생들을 가르치니까 '힘들더라도 견뎌야 하는 게 배우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했고, '연예가중계'를 하면서 더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죠. 그런데 그 일은 제가 생각했던, 조심해야 할 일들의 카테고리를 벗어나 터졌어요. 말도 못 할 정도였죠."
그동안 배우로, 방송인으로 쉼 없이 활동했던 신현준은 예기치 못한 '그' 사건으로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시간을 얻게 됐다"고 했다. "제가 1년을 쉴 지, 2년을 쉴 지 몰라도 거짓은 진실이 될 수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신현준은 "국밥집에 밥을 먹으러 가도 사장님이 고기를 더 얹어 주고, 쌀국수 집에 알바생들도 음료수를 서비스로 주며 '힘내라'고 했다"며 "동정의 아이콘이 됐지만, 그런 따뜻함이 좋았고 함께 나눴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울림'을 집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울림'은 인간 신현준을 만든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책이다. 돌아가신 아버지, 여전히 그를 응원하는 어머니와 아내, 두 아들을 비롯해 데뷔작을 함께한 임권택 감독과 선배 배우 박중훈 등 현재의 신현준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짧은 수필 형식으로 빼곡하게 담은 감사 메시지는 신현준이 그동안 적은 메모를 모아 정리한 것이라고. 신현준은 "저 말고도 많은 배우들이 메모하는 습관을 가진 것으로 아는데, 살아가면서 만나는 좋은 분들, 그분들을 통해 얻은 지혜를 메모하면서 '이런 걸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썼다"면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울림'이란 제목에 대해서는 "저에게 왜 이런 시간이 주어졌을까 생각하고, 기도를 많이 했다"며 "반백년 인생을 살면서 보니, 힘든 시간, 추운 시간도 지나고 보니 헛되지 않았다. 그 시간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것들이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분들도 그런 것들을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울림'에는 신현준의 데뷔와 대학 시절 얘기도 등장하지만, 고 이한열 열사 일화는 나오지 않았다. 신현준은 6월 항쟁 당시 1년 선배였던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았을 때 함께 병상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왜 이한열 열사 얘긴 없냐"는 질문에 신현준은 부끄러워하며 "제가 아니었어도 모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87학번인데, 모두가 그럴 상황이었어요. 학교 특성상. 그냥 전 그 시대를 살았던 거죠. 제가 '연예가중계'에서 지나가는 말로 한 적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다들 알고 기억해주시는게 신기하더라고요."
역사의 한 가운데에서 대학 생활을 보낸 신현준은 11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님이기도 하다. "학생들을 노출시키고,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고 할 만큼 제자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던 신현준은 지난해엔 인덕대 방송연예과 학과장이 됐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준비하면서 더욱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연기는 물론 방송, 책 집필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부지런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신현준은 "제 개인적으로 유튜브를 하게 된다면 즐라탄을 만나러 가는 과정을 찍어 보고 싶다"는 상상력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AC밀란 소속 축구 선수로 신현준과 닮은 외모로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알려졌다.
그러면서 "전 항상 좋은 아들,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는 걸 소망한다"면서 "특히 아이들에겐 제가 아버지를 기억하는 것처럼 좋은 아버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신현준은 MBN '대한민국 1% 건강청문회'로 방송 복귀를 예고했다. 신현준은 "약을 사서 모으고, 신제품을 먹어보는 게 취미"라며 "컨디션에 따라, 눈이 침침 할 때, 피로할 때 먹는 영양제가 다르다"면서 건강전도사의 면모를 드러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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