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일 숨가쁜 하루 예상…첫날부터 국정 드라이브

아침 예배후 취임식 참석…취임선서 후 낮 12시 임기 개시
전염병·테러 우려에 행사 대폭 축소…코로나 극복·트럼프 지우기 '속도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식이 예정된 오는 20일(현지시간) 어느 때보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무장 시위 우려로 취임식이 대폭 축소됐지만 첫날부터 행정명령 등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강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미 공영 라디오 NPR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식 전날 델라웨어주 자택을 떠나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대통령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묵는다.

취임식 당일 아침에는 예배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존 F. 케네디에 이어 역대 대통령 중 두 번째 가톨릭 신자여서 가톨릭 미사를 볼 수 있다.

과거 취임식은 통상 당일 오전 11시 30분께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식 때 11시를 조금 넘긴 시점에 취임식장에 도착했다. 연방의사당 서쪽 야외무대에 마련된 취임식장에서 개회사가 이뤄지면 미국 국가 제창, 기도가 이어진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대법관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뒤이어 바이든 당선인도 존 로버트 연방대법원장에게 취임선서를 한다.

취임 선서는 낮 12시 직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헌법상 새 대통령의 임기 개시 시점인 1월 20일 낮 12시에 맞추기 위해서다.

취임 선서가 끝나고 12시 종이 울리면 바이든의 신분은 당선인에서 대통령으로 변한다.

바이든은 제 46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비전과 국정운영 구상을 담은 취임사를 내놓는다.

36년간 상원 의원, 8년간 부통령을 지내며 대통령 취임식에만 10번 넘게 참석한 바이든이 마침내 대권 도전 3수 끝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순간이다.

NPR는 취임식장에 1천명 가량의 하객이 참석한다고 전했고, WP는 연단에 앉는 이들이 200명 정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행사를 대폭 축소한 탓에 과거 연단 아래로 수십만명이 운집한 모습을 올해는 볼 수 없다.
취임식 후 오찬, 백악관까지 대중 퍼레이드, 저녁 무도회 역시 취소되거나 가상 행사, TV쇼로 대체된다.

취임식을 끝낸 바이든 대통령은 의사당 동편으로 이동해 군대의 사열을 받는다.

새 대통령이 취임식 직후 해온 전통이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직 대통령 부부와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로 가서 무명용사의 무덤에 헌화한다.

이 행사가 끝나면 바이든은 군의 호위 속에 백악관으로 이동해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10개가 넘는 행정명령 등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책은 물론 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과 일부 이슬람 국가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는 코로나19 억제와 백신 접종 확대, 경기부양 등 미국 내부의 시급한 현안 극복에 방점을 두면서도 미국의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이라는 대외 정책에도 신경을 쏟겠다는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바이든은 취임 첫 열흘 간 의회의 입법이 필요없는 수십개의 행정명령 서명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바이든 시대'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첫 브리핑도 이날 있을 것으로 보인다. 4년전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 백악관 대변인인 숀 스파이서는 취임식 당일 브리핑에서 역대 최다 인원이 취임식장을 찾았다고 말했다가 거짓말 논란에 휘말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