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고 공급 예고했는데…서울 '패닉바잉'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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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12월 거래량, 3개월째 증가…7000건 육박정부가 서울 도심에 주택공급을 하겠다고 수차례 공급 시그널을 보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거나 주거환경이 좋은 강남으로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곽 및 강남지역 뚜렷한 증가세…"다시 서울 매수"
문 대통령 "시장 예상 훨씬 뛰어넘는 주택 공급하겠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집계 막바지인 서울 지역 아파트 12월 거래량은 6609건으로 전월 거래량(6316건) 대비 4.6% 증가했다. 주택 거래 신고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을 고려하면 12월 거래량은 7000건에 육박할 전망이다.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패닉바잉'에 지난 6월 1만5613건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다가 9월(3768건)을 저점으로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다. 임대차 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수요가 내 집 마련 수요로 전환된데다, 앞서 서울에서 빠져나간 수요들이 경기도 집값을 올리면서 매맷값 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매수세, 돌고 돌아 다시 서울로
신규 공급이 줄어든 요인도 있다. 서울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아파트 분양이 급감했고, 공급되는 아파트마다 청약가점이 고공행진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상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 어려워지면서 '돌고 돌아 서울'로 다시 매수가 몰려들고 있다. 지역별로는 외곽 혹은 전통적인 주거선호지에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금천·관악구를 비롯해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와 목동이 있는 양천구가 이러한 경우다.지난달 금천구에서 아파트 매매거래는 247건으로 전달(116건) 보다 112.9% 증가했다. 두배 이상 늘어나면서 서울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이 뛰었다. 다음으로 강북구가 107건에서 143건으로 33.6% 거래량이 증가했고, 양천구가 241건에서 300건으로 24.6% 늘었다.이어 △동작구(215→254건) 18.1% △서초구(323→380건) 17.6% △송파구(364→417건) 14.6% △관악구(180→ 204건) 13.3% △중랑구(156→ 176건) 12.8%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강서, 구로, 마포 등 그동안 집값과 거래량이 급증했던 지역에서는 되레 감소세를 나타냈다.
거래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구는 노원구였다. 지난 12월에 696건이 거래돼 전달보다 11.7% 증가했는데, 이는 서울 거래량의 10.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서울 외곽인 노원구에는 중형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나오지 않는 15억원을 넘기는 아파트도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라이프·청구·신동아아파트’ 전용 115㎡(7층)는 지난달 15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다는 인식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공급 불안에 '매수'
지난 12월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대출을 조이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명되는 등 주택시장의 정책변화 조짐이 뚜렷했던 시기였다. 변 장관은 수차례 '서울에 대규모 공급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터였지만, 수요자들은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과는 달리 서둘러 내 집 마련에 나선 셈이 됐다. 주택관련 대출도 상승폭은 줄었지만,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다. 작년말에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출 한도·우대 금리를 축소했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신용대출을 중단하기까지 했다.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0조1539억원으로 집계됐다. 11월 말(666조9716억 원)보다 3조1823억원 증가했다. 12월 말 신용대출은 133조6482억원으로 한 달 새 443억원 줄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2만9649가구로 지난해(4만9032가구)보다 급감할 전망이다. 2022년에는 2만341가구만이 서울에서 입주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분양물량은 4만여가구로 예상되지만, 서울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의무거주가 있다. 사실상 세입자들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줄게되면서 매수에 뛰어드는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세부담 증가, 대축 규제 지속…文 "국민 불안 일거에 해소할 것"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나올 주택 공급대책과 관련 그동안 언급했던 '특단의 대책'을 넘어 "국민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서 "저도 기대가 된다"며 대규모 공급을 예고했다.설(2월12일) 이전에 나올 이번 대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서울은 공공 참여를 더욱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며,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 재개발,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의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공급을 특별하게 늘리겠다"면서 "공급이 부족하다는 국민들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출 규제에 대한 질문에는 아예 답을 내놓지 않았다.이어진 정부합동 발표에서 정부는 오는 6월 예정된 양도세 강화에 대해서는 완화할 예정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다주택자들이 이전에 매물을 내놓을 것을 기대했다. 서울시는 앞서 발표된 공급대책이 계획대로 진행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6월1일부터 종부세율 인상(다주택자 0.6~3.2%→1.2~6.0%)을 시행한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세율을 10~20%포인트에서 20~30%포인트로, 2년 미만 보유 주택 및 조합원입주권·분양권에 대한 양도세율을 60~70%로 각각 올리는 조치도 6월1일 자로 시행할 예정이다. 주택대출 규제도 이어간다.국토부와 서울시는 최근 동작구 흑석2구역 등 주택공급과 주거환경 개선효과가 큰 8곳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한데 이어 공공재건축과 관련돼 2차 컨설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공공임대 2만400가구를 포함한 8만3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는 공공재개발 등 공공 정비사업을 비롯해 역세권 주택공급 활성화, 전세대책 등도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