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 '잠복기' 진입…물밑 신경전은 지속

양측, 100% 여론조사 역선택 우려 일축…논의의 끈은 유지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자체 경선전에 집중하면서 야권 단일화 논의도 잠복기에 접어들었다. 표면적으로는 단일화를 아예 거론조차 않는 모습이다.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는 단일화에 늘 열려있다"면서도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후보 확정 이후를 시기로 언급했다. 본경선 일정이 미정이지만, 이르면 3월 초, 늦으면 선거 직전인 4월 초까지 단일화 시점을 미룬 셈이다.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빅매치가 성사됐고 후보 간 정책 경쟁도 점차 가열되고 있어 흥행에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나 금태섭 전 의원이 '입당 불가' 방침을 재확인하며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이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거물들이 정책을 갖고 싸우게 될 것"이라며 "흥미롭게 봐도 되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장외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실무 담당자들끼리 논의를 시작하고 후보들이 결단하는 순서를 밟았다"며 실무 논의를 재촉했다. 앞서 "언론을 통한 공개 제안만으로는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한 안 대표는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단일화 룰을 제안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자력 1위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다.

서두르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서 오히려 안 대표의 신속한 결단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통화에서 "우리 당 후보 1명이 선출되면 그 후보가 최종적으로 단일화 후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나 전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단일화 룰에 대해 "어떤 방법이든 수용한다"며 "안 대표가 정해도 좋다.

그런 마음으로 단일화에 임하겠다"며 여유를 보였다.

다만 양측은 단일화 논의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특히 100% 여론조사로 최종 경선을 치르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눈에 띈다.

정 위원장은 여권 지지자들이 조사에 참여해 '역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근본적으로 시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는 안 대표가 바라는 '시민 단일후보'를 수용하는 입장으로, 안 대표도 전날 "선의의 경쟁이 중요하지, 역선택이나 다른 부작용은 그다음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