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조은희 "인턴시장 대신 검증된 일꾼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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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국민의힘 경선 ‘다크호스’“시민들은 이제 아마추어 정치인이 아닌 능력을 검증 받은 ‘일꾼’을 서울 시장으로 원하고 있습니다. ”
“235개 기초 지자체장 중 혁신행정 1위
“한남대로에서 은평 뉴타운까지 지하도로 공약”
“지지율 상승세, 당내 경선서 역전 가능”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18일 서초구청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저는 지난 10년동안 일선 현장에서 혁신 행정을 통해 시민들에게 검증받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구청장은 인터뷰 내내 정치·경제·행정 수도인 서울시를 제대로 경영하려면 행정 경험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시장이 되면 서울시 현안과 시장의 책임·권한들을 알아보다 잔여 임기를 허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장 사이에선 제법 이름이 알려진 행정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듬해(2018년) 치러진 지방 선거에서 야당 명함을 갖고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 서울시 25개 구청장 야당 소속은 조 구청장 뿐이다. 주민들의 행정 만족도가 높은 게 비결. 행정안전자치부가 선정한 혁신 우수사례 중 서초구 사례는 총 77건으로 전체 235개 시군구 기초 지자체 중 1위다. 2위 강동구(32건)의 두배를 훌쩍 웃돈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 18일 선거 공약으로 제안한 손주돌봄수당도 서초구의 간판 혁신 사례다. 조 구청장이 서울시 부시장 시절 시험사업으로 시작돼 서초구청에서 10년째 자리잡고 있다.
조 구청장은 “정책의 핵심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단순히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양질의 육아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교육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장이 되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한가지만 말해 달라’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더니 “동서남북 균형 개발”이라고 답했다. 이어 서울시 전역의 도심 개발 현안들을 속사포처럼 내놨다.
조 구청장은 “대학 입학을 위해 상경한 후 기숙사(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영등포, 서대문, 구로, 신당, 도봉, 용산, 양천, 분당, 서초 등 서울 전 지역을 옮겨다녀 서울시 구석구석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며 “서울시를 동서남북 4개 권역으로 구분해 특색에 맞는 개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로디지털단지처럼 첨단 기업들이 다수 위치한 서남부는 양질의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고 교통 정체가 심한 서북부는 교통 인프라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많지 않은 서북권은 바이오 등 미래 성장 기업들을 유치하고 동남권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 구청장은 “서울처럼 인구 1000만명에 육박하다는 대도시 균형 발전은 단순히 주택 뿐 아니라 교통과 교육 정책을 종합적으로 아울러야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남IC~양재IC 경부고속도 구간에서 시작해 한남대교 남단을 거쳐 은평 뉴타운(통일로 IC)에 이르는 21㎞ 간선도로를 지하고속도로 만들자는 원대한 공약도 내놨다. 그는 “역세권을 개발하고 주변 완충 녹지 등을 활용하면 세금을 한푼도 넣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토목과 건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본 등 선진국들도 주요 간선도로를 지하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조 구청장은 한양대역~잠실역 2호선 지상구간과 동부간선도로 등도 지하화 사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런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정치가 끼어들기 때문”이라고 잘라말했다. 조 구청장은 “강남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사업은 7년 전 부터 고(故) 박원순 시장에게 제안했고 사업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그런데도 강남의 주거 환경만 개선되다는 비판때문에 정치인들이 외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개발 이익 일부를 균형발전기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강남과 강북을 함께 발전시키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오는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은 통과할 수 있을까. 조 구청장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에 이은 3위권이다. 그는 “10년 전 서울시장을 하거나 시장 선거에 나오신 분들과 비교하면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추가로 올라갈 여력도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