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경전철은 역세권 효과 적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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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B3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상가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역세권 상가가 좋은가요”라고 물어보면 “나쁘다”고 대답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는 지하철이 갖고 있는 집객력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경전철도 집객력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이다. 왜 그럴까.
역간 거리 지하철보다 짧아
유동인구 상대적으로 적어
경전철 역세권 효과 높이려면
출구앞 동선 건물에 투자해야
도시철도는 일반적으로 전철 혹은 지하철로 불리는 중전철(차량 8~10량)과 경전철(차량 2~3량)로 나뉜다. 경전철은 지하철과 버스의 단점을 보완한 비교적 단거리 대중교통 수단이다. 경전철은 지하철 등이 다니기 어려운 곳이나 노선 자체가 없는 틈새지역을 채워주는 지선 역할을 하는 철도다.
위 지도상 오른쪽에 있는 지하철 4호선과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을 비교해 보자. 4호선 쌍문역과 수유역 간 거리는 1.42㎞다. 이 두 역만 거리가 먼 것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4호선은 거의 모든 역이 역 간 거리가 이와 비슷하다. 반면 왼쪽에 있는 우이신설선을 보자. 이건 역 간 거리가 754m다. 역 간 거리가 4호선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그렇다면 역세권 효과는 역 간 거리가 길 때와 짧을 때 어느 쪽이 더 크게 나타날까. 당연히 역 간 거리가 긴 경우다.
버스정류소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4호선은 일반 버스의 정류소라면 경전철은 마을버스 정류소쯤에 해당한다. 작은 크기로 촘촘하게 운행하는 것이다. 유동인구가 모이고 상권이 활성화되는 ‘역세권 효과’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그렇다면 경전철 개통 예정지는 역세권 효과가 적으니 투자하지 않아야 할까. 역세권 효과가 크게 나타날 곳은 없을까. 있다.
우선 위 지도상에 수유벽산아파트 1454가구를 포함한 파란색 실선의 주거지 사람들을 가정해 보자. 이들은 우이신설선이 개통하기 전까지 파란색 화살표 방향을 따라 수유역을 이용하러 왔을 것이다. 걸어가기 힘들다면 마을버스라도 타고 수유역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이제 우이신설선이 개통했다. 파란색 실선 내의 사람들 동선이 더 이상 파란색 화살표처럼 형성되진 않을 것이다. 아마도 상당수는 우이신설선 가오리역으로 변경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 지도상에 표시한 베이커리점은 매출이 올랐을까. 지하철 개통 전과 후를 비교하자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위와 같이 동선이 바뀌는 단지 규모가 클수록 역세권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경전철은 또 어떤 특징이 있을까. 역 간 거리가 좁은 대신 경전철은 출구가 상대적으로 작다. 우이신설선은 두 개뿐이고 신림선과 동북선도 역마다 두 개의 출구만 생길 예정이다. 역 간 거리가 짧아서 역세권 효과는 분명 적게 나타나지만 출구가 두 개면 그 앞의 동선은 확실히 좋아진다.
역세권 효과가 전반적으로는 적게 나타나는 경전철임을 기억하되 배후 단지 출구로 향하는 동선은 역세권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을 노려서 상가물건을 고를 필요가 있다.
김종율 < 옥탑방보보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