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언론사 채용...선배와 동행 취재, TED보고 인터뷰 기사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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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채용 트렌드 A~Z]서울신문이 올들어 언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수습기자를 뽑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4차 실무평가에 사회부 기자들이 직접 후배를 뽑는데 참여합니다. 지원자들은 5일중 하루를 선배 기자와 함께 취재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기사로 제출해야 합니다.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 채용...동영상 기획,편집 능력 우대
실무평가 강화...1~4주 현장취재, 유튜브 보면 기사 작성
"MZ세대 지원자 확줄어"...채용설명회, 학보사 경력 우대
기존에는 서류전형, 필기시험, 인적성검사, 면접 등으로 이뤄진 선발절차를 바꾼 것이죠. 안미현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면접만으로 기자를 평가하는게 한계를 느꼈다"며 "현장 기자들이 부딪히면서 평가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아 채용방식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평가기준은 기사 테크닉보다는 지원자의 시대정신, 사안에 접근하는 자세 등 기자로서의 소양을 평가하겠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언론사들도 신입 기자 공채보다는 필요한 부서 중심으로 경력직 채용 또는 채용형 인턴십을 통한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변호사·의사·회계사 등의 전문직 채용과 동영상 채널 확대를 위해 영상 촬영,편집이 가능자를 뽑는 언론사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 현장기자가 지원자 평가
신문사 기자 채용은 보통 서류전형, 필기시험, 현장 직무평가, 면접 등으로 이뤄진다.
언론사 지원자들은 과거보다 줄었다. 한 언론사 채용담당자는 "지원자가 10년전보다 절반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워라밸을 추구하는 MZ세대들이 힘든 기자직보다는 로스쿨 등의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 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에 입사한 한 언론사 기자는 "입사 당시만 해도 언론사 스터디를 구성하는 게 쉬웠는데, 요즘은 필기, 면접 스터디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지원자가 줄면서 상당수 언론사는 최소 지원요건을 충족하면 필기시험 볼 기회를 제공하는 편이다. 지원요건은 공인영어능력시험인 토익(Toeic),토플,텝스 등의 성적이다. 서울신문의 경우 토익 700점, 한경미디어그룹은 토익 800점을 요구한다.
TED보고 인터뷰 기사 작성 과제도
상당수 언론사 필기시험은 보통 논술, 작문, 시사상식 등으로 구성된다. 논술시험에선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력, 가치관, 사고력을 평가한다. 이에비해 작문은 지원자가 얼마나 독창적인지, 문장구성력은 뛰어난지, 얼마나 예민한 감수성으로 전달하는지를 본다.
예를들면, 조선일보의 지난해 공채 논술문제는 '민주화 유공자 자녀 대학 특례입학 찬반을 논하시오'가 출제됐다. 머니투데이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타계한 뒤 상속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행 상속세 적절한가, 부적절한가 논하시오 △미국 대선 이후 달러화 위안화 원화 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하시오. △한국 경제의 큰 문제점이 무엇이고 원인과 해결 방안을 쓰시오 등이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술주제에 비해 작문 주제는 소프트하다. 조선일보는 '10년 전 나에게 주는 충고' 머니투데이는 '공정의 잣대' '개미''내가 이재용이라면' 등의 주제가 주어지기도 했다. CJ ENM은 PD선발때 작문 주제로 '한번 뿐인 인생' '스마트폰 있는 무인도 살기 vs 도시에서 소통않고 살기' 등을 출제하기도 했다. 시사상식은 객관식과 주관식이 혼재된다. 각 언론사마다 특징이 필기시험에 드러나기도 한다. 경제지인 한경미디어그룹은 경제이해력 시험(TESAT)을 통해 지원자의 경제적 소양을 검증하며, 기독교 라디오방송인 극동방송은 필기시험 과목에 '성경'이 필수다.
실무평가에선 지원자들의 업무역량을 평가한다. 한국일보처럼 선배 기자가 지원자와 함께 취재하면서 기자로서의 역량과 마인드를 평가하는 회사가 있다. 코로나19 이전 중앙일보는 1주간의 실무역량 평가와 3주 심층현장취재를 통해 평가 하는가 하면 한겨레는 4주 현장실습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해 기자 공채 실무평가때 필기시험 통과자를 대상으로 △작문 △보도자료 읽고 기사·질문지 작성 △TED보고 인터뷰 기사 작성 등을 평가했다.
합격해도 6개월 수습후 발령
합격자 발표가 끝은 아니다. 6개월 수습기간을 통과해야 비로서 기자로서 거듭나게 된다. 수습기자 교육은 서울신문(1963년)과 한국일보(1964년)가 수습기자를 선발하면서 도입한 것이 시초다. 처음 언론사들은 신춘문예나 각종 문학상을 통해 검증받은 '글쟁이'들을 특채 등의 방식으로 채용했으나 기자 선발의 공정성에 문제제기가 되면서 많은 언론사들이 수습기자 채용을 잇따라 도입한 것이다.1980년대 제5공화국이후 민주화의 열망과 함께 서울을 비롯한 지방에도 많은 언론사들이 생기면서 기자직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다. 1988년에 입사한 한 신문사 중견간부는 "수습을 떼고 받은 신입기자 첫 월급이 76만원이었다"며 "그 당시 삼성전자의 월급이 40만원, 사립대학 등록금은 50여만원이었기에 기자의 사회적 지위와 처우는 상당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지나면서 주요 대기업들과 언론사의 임금격차는 더 벌어지고, 온라인 기사 작성 등의 부담은 늘었다. 지원자가 줄자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는 언론사도 있다. 동아미디어그룹은 3년전부터 서울 본사에서 구직자를 초청해 채용설명회를 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지원단계부터 △학보사 취재기자 1년 이상 경력자로 소속대학 총장 추천자△일간지 인턴취재기자 1년 이상 유경험자를 우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