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영 "이승원 감독, 남편 아니었다면 자랑하고 다녔죠" ②
입력
수정
'세자매' 김선영, 남편 이승원과 '의기투합'
"열려있는 스타일의 감독, 가장 잘 맞는 조력자"
생활연기의 달인. 배우 김선영의 이야기다. 그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언제나 '신스틸러' 자리를 차지해 왔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동백꽃 필 무렵', 영화 '허스토리', '내가 죽던 날'로 인상적인 연기를 이어온 김선영이 '내편' 이승원 감독과 의기투합해 영화 '세자매'를 선보인다.
배우 김선영이 남편 이승원 감독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일 영화 '세자매'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김선영은 "내 남편만 아니었으면 자랑하고 다녔을 것"이라며 웃었다.김선영과 이승원 감독은 극단 '나베'를 운영하며 많은 작품들을 무대에 올렸다. 김선영은 "제가 대표고 연기 디렉팅을 맡는다. 남편인 이승원 감독은 연출도 하고 시나리오도 쓴다. 우리는 가장 잘 맞는 조력자이자 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소리는 언론시사회에서 "김선영과 이승원 감독이 격론해 이혼할까 조마조마했다"며 농을 친 바 있다.이에 대해 김선영은 "문소리는 남편인 장준환 감독에게 '~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저희를 보고 워낙 달라서 그런가보다. 톤이 높고 격렬히 의논하고 만든다. 걱정하지 마시라. 아주 사랑하는 관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남편이 아닌 연출자로서 이승원 감독은 어떨까. 김선영은 "정말 열려있는 감독"이라며 칭찬했다.
그는 "자기가 쓰고 연출하는 경우 배우가 쓴 대로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감독은 늘 그 배우의 상태를 관찰하고, 그에 맞게, 시너지가 나게 바꾼다. 굉장히 단시간에 캐치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선영은 이승원 감독의 전작 '해피뻐스데이' 이후 '세자매'에서 메인롤을 하게 됐다. "문소리를 두고 쓴 영화다. 시나리오 자체는 노멀했다. 제가 시나리오 보는 눈이 없는건지 무난하다고 생각했다. 항상 그렇다. 작품을 보면 왜 이렇게 썼는지 납득이 간다"고 설명했다.
영화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문소리), 소심덩어리 첫째 희숙(김선영), 골칫덩어리 막내 미옥(장윤주)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승원 감독이 연출을 맡고 문소리가 제작에 참여했다.
극중 김선영은 손님 없는 꽃집을 운영하는 첫째 희숙을 연기했다. 록커에 빠져 반항하는 딸과 가끔 찾아와 돈만 받아 가는 남편(김의성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인생을 산다. 그의 상처는 곪아 속이 문드러졌고, 입에선 "미안하다"는 말 뿐이다. 김선영의 '희숙'은 그야말로 리얼했다. 감정을 억누른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투영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김선영은 '세자매' 개봉에 대해 "꿈 같다"고 했다. 그는 "문소리가 없었다면 세상에 못 나왔을 거다. 엎어질 뻔 한 적도 많았다. 이승원 감독을 위로하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개봉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라고 소회했다.
영화 '세자매'는 오는 27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