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의 저격 "김종인, 지나가는 사람"

"이것저것 해봤자 소용 없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20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위원장은 당내 초선 의원 모임 강연을 통해 “보수 야당은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원다움이 살아있어야지 지금처럼 지도자 중심, 밖에서 모시고 오는 식으론 안 된다”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 나서 “지나가는 사람(김 위원장)이 본인 생각만 가지고 이것저것 다 하라고 해봤자 아무 소용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위원장 때 얘기한 것이 다 무너지고 그러더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현재 강한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고 있지만 오는 4월 임기를 마치면 당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독불장군 리더십도 비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의원들, 당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 주면 좋겠다”고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초선 의원을 향해선 “지도자를 기다리지 말라”며 “지도자를 기다리는 정당은 이미 후진 정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 한 사람이 잘나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느 날 갑자기 모셔온 사람이 시혜성 공천을 주는 것을 젊은 세대가 이해하겠냐”며 “국민이 ‘킹메이커’이지 누가 킹메이커인가”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의 중도 노선도 비판했다. 그는 당 혁신 방안으로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중도 지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이 말하는) 중도가 이쪽과 저쪽 중간쯤 아닐까”라며 “그런 중도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도는 오른쪽과 왼쪽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다”며 “양쪽을 섭렵하면서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회가 왔는데 보수 정당이 헤매고 있다”며 “당이 ‘가치 정당’으로서 치고 나가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