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 '줍줍' 청약 없어진다…발코니 확장 '끼워팔기' 금지

국토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무순위 물량 신청자격 '해당지역 무주택자'로 강화
아파트 모델하우스 내부. 기사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 자료=한경DB
오는 3월부터 아파트 계약취소분으로 나오는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이 없어진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발코니 확장에 포함된 신발장과 붙박이장, 주방TV 등의 끼워팔기도 금지된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22일부터 3월3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은 입법예고 이후 관계기관 협의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3월말 공포·시행될 예정이다.전국적으로 '줍줍' 열풍이 불었던 미계약분에 대한 무순위 청약의 자격이 강화된다. 그동안은 분양 계약 취소 등으로 나온 무순위 물량은 성인을 대상으로 주택 소유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었다. 작년 말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DMC파인시티자이 미계약분 1가구에 26만명이 몰렸고, 세종시 세종 리더스포레에서 나온 1가구를 받기 위해 25만명이 신청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미계약분 공급분에 대해서도 '해당 주택 건설지역(시·군)의 무주택 세대구성원인 성년자'로 바뀐다. 무순위 물량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공급된 경우, 일반청약과 동일하게 재당첨이 제한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10년, 조정대상지역은 7년간 각각 재당첨이 안 된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사업주체가 공급하는 모든 주택에 대해 추가선택품목의 일괄선택을 제한했다. 일부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을 빌미로 수요자에게 옵션들을 강매하는 '끼워팔기'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최근 아파트 청약 열풍으로 발코니 확장에 다양한 유상품목을 통합해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었다. 경기도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 아파트에서 시행사가 1억원이 넘는 발코니 확장 비용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현재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해서만 발코니와 다른 선택 품목의 일괄선택을 제한하고 있다. 개정된 규칙은 이를 모든 주택으로 확대하고, 둘 이상의 추가선택품목을 일괄해 선택하게 할 수 없도록 했다. 앞으로는 모든 분양 주택은 추가선택품목을 포함할 때 개별품목별로 구분해 제시해야 한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승인권자인 시장·군수·구청장은 입주자모집 승인 시 추가선택 품목의 개별제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밖에도 개정안은 불법전매 등으로 계약이 취소된 물량을 시행사 등 사업주체가 재공급할 때 시세가 아닌 분양가 수준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같은 사태에 대비한 개정안이다. 이 아파트는 불법전매 등 부정청약 등의 이유로 41가구에 대한 공급계약 취소됐다. 해당 주민들은 시행사가 이를 시세로 팔아 막대한 차익을 남길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데, 규칙 개정으로 시행사는 이 주택을 재공급해도 분양가 수준으로 팔아야 한다.

혁신도시 특별공급 자격요건도 강화된다. 실수요자 위주의 공급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2주택 이상 보유자를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로써 혁신도시에서도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특공 자격 요건과 같아지게 됐다.개정안 전문은 통합입법예고센터를 통해 볼 수 있다. 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경우 통합입법예고센터, 우편, 팩스, 국토부 누리집 등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