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부담 커진 뉴욕증시…애플 등 대형기술주 랠리[간밤 해외시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대감, 양호한 기업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지속 상승한 데 따른 실적 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져서다. 그럼에도 실적 기대감에 애플을 중심으로 한 대형 기술주의 랠리가 이어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37포인트(0.04%) 내린 31,176.01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1.22포인트(0.03%) 오른 3853.07에, 나스닥 지수는 73.67포인트(0.55%) 상승한 13,530.91에 장을 마쳤다.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낙관론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특히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도 새 정부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양호한 기업 실적도 주가에 우호적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약 90%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직전 주보다 2만6000명 줄어든 90만명을 기록했고, 지난해 12월 신규주택 착공 실적도 직전 월보다 5.8% 늘어나는 등 경제 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등 지속 상승하는 점은 부담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미래 예상 이익 대비한 주가수익비율은 약 23배로 2000년 닷컴버블 당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에 이어 대형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연초보다 상승이 컸던 에너지 금융 중소형주 등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시장은 실적에 주목하며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종목군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3%대로 올랐다. 애플은 전날보다 주당 4.84달러(3.67%) 오른 136.87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대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44달러에서 152달러로 상향한 영향이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아이폰의 5G 채택, 재택근무 확산, 앱 스토어 등 제품 판매 호조 등으로 호실적을 낼 것으로 봤다. 애플이 강세를 보이면서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상승했다. 페이스북은 전날보다 주당 5.39달러(2.02%) 오른 272.87에 거래를 마쳤다. 아마존은 같은 기간 1.34%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각각 1% 미만으로 상승했다.

인텔은 실적 발표에 급등 마감했다. 인텔은 전날보다 주당 3.79달러(6.46%) 상승한 62.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텔은 지난 4분기 주당 순이익이 1.52달러로 시장 예상치 1.10달러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0억달러로 지난 10월 가이던스를 26억달러 상회했다. 올 1분기 매출 전망은 186억달러, 주당순이익 전망은 1.03달러로 제시했다. 배당금도 주당 1.39달러로 5% 높였다.

태양광 업체들도 강세를 보였다. 솔라엣지는 전날보다 주당 20.0달러(6.73%) 뛴 317.18에 거래를 마쳤다. 모건스탠리가 '태양은 계속 빛난다'라는 보고서를 내서다. 선파워(17.15%) 퍼스트솔라(5.68%) 등도 급등했다. 반면 유니온퍼시픽은 급락했다. 유니온퍼시픽은 전날보다 주당 10.28달러(4.71%) 내린 207.90에 거래를 마쳤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부진한 실적에 2.1% 하락했고 델타항공(-2.18%) 보잉(-1.91%) 등 다른 항공주도 떨어졌다. 부킹닷컴(-2.32%) 등 여행 테마에 속하는 종목도 동반 하락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