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이가 미 대유행 새 불씨"…전문가들 잇단 경고

신규 감염 주춤해졌지만 영국발 변이는 22개 주로 번져
"미국이 변이 바이러스 최대 번식지 될 수 있다" 지적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주춤해졌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운 대유행을 일으키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 감염 사례가 감소하고 있으나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접종 속도를 앞지르면서 새로운 환자 급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신년 모임에 따른 최악의 코로나 확산 시나리오는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변이의 출현과 함께 코로나 위협이 심화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3일 기준 미국의 신규 감염자는 18만6천여명으로 수 주째 20만명을 상회하던 것에서 내려왔다. NYT도 자체 집계 결과,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2주 동안 21%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심상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영국발 변이는 현재 22개 주(州)로 번졌고, 전체 감염자는 195명으로 늘었다. 코로나 누적 환자 300만명을 넘긴 캘리포니아에서 72명의 영국발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이어 플로리다에선 50명, 뉴욕에서도 22명의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덴마크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 L452R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서 번지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분석에 따르면 작년 11월 22일∼12월 13일 L452R 변이에 감염된 환자는 주 전체 사례의 3%였지만, 12월 14일∼1월 3일 조사에선 25%로 늘었다.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케이틀린 리버스 박사는 "코로나 감염이 하향 곡선을 그리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2∼3월에 되돌려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고,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의 크리스토퍼 머레이 소장은 "변이 바이러스가 상황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지난 2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 감염 건수가 정체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시적인 둔화일 수도 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코로나 변이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여전히 매일 10만명 이상 신규 환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확인만 안 됐을 뿐 새로운 변이가 여기저기서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존스홉킨스대 로버트 블링어 감염병학 교수는 USA투데이에 "미국은 현재 새로운 변이가 나올 수 있는 가장 큰 번식지"라며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더 많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의 래리 코리 백신학 교수는 "미국에서 앞으로 변이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인파를 피해야 하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맞혀야 한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는 23일 현재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를 2천488만4천여명, 누적 사망자 수를 41만5천여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