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0순위…나부터 위로를" 서점가 '내 마음 돌보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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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새해 서점가의 키워드는 ‘나의 마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바깥나들이를 거의 못하는 데다 경제적 불안도 커지면서 마음 관리를 다룬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물질적으로는 재테크를, 정신적으로는 마음의 위로를 원하는 독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등 마음관리 책 인기
지난달 말 출간된 투에고 작가의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한국경제신문)는 한 달 만에 6쇄를 찍으며 1만 부 이상 팔렸다. 전작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와 《익숙해질 때》로 잘 알려진 저자는 이 책에서 마음과 관련된 단어 90여 개를 모았다. 이를 매개로 소크라테스와 링컨, 니체 등 역사 속 인물들의 일화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저자는 “남의 눈에 비치는 대로, 남이 판단하는 대로 살아가지 말아야 한다”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 마음’에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지난해 7월 나온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글항아리)은 15쇄를 찍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40명의 사례를 통해 ‘매우 예민하다’는 성격적 특성에 대한 자가진단법, 우울증의 증상, 마음건강 관리법 등을 소개한다. 매사 지나치게 예민해서 마음의 병을 얻었다 해도 스스로 잘 대처하면 약물 없이도 치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재식 작가의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위즈덤하우스)는 지난해 3월 출간 이후 17쇄를 찍었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기보다 스스로를 돌보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는 없고, 100% 좋은 관계를 만들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누군가를 곁에 두려 붙잡지 말고 내게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며 “무엇보다 먼저 나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강조한다.2016년 11월 초판이 나온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마음의 숲)는 지금까지도 대형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200위권에 드는 스테디셀러다. 현재 287쇄를 찍었고, 약 150만 부가 팔렸다. 돈 많고 잘나가는 타인의 SNS를 훔쳐보며 비참해질 필요 없고, 스스로에게 변명하고 모두에게 이해받으려 애쓰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내 마음 보듬기’와 관련된 에세이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주연선 은행나무 대표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불안 속에서 독자들은 더 이상 거대담론을 논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를 지키기 위해 살아남는 방법을 책을 통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