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게 도대체 뭐냐" GM 본사도 놀란 창원공장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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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친환경으로 거듭난 창원 도장공장 기술자 인터뷰
▽ 미국 임원도 "이게 뭐냐" 휘둥그레
▽ "한국에 최신 공장 짓는다는 소원 이뤘다"
"미국에서 온 임원이 창원공장에 들어가는 스워드 브러시 로봇을 보고 '이게 뭐냐'며 한참을 신기해하더군요. 결국 창원 도장 공장에 처음 적용된 신기술이 GM의 글로벌 표준으로 미국에 수출됐습니다."한국GM 창원공장의 신규 도장 공장에 적용된 신기술과 관련해 공사를 총괄한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생산기술연구소의 김재희 도장생산품질 담당장은 기술력을 자부하며 이같이 소개했다.
한국GM은 2022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창원공장을 현대화하고 있다. 최근 도장 공장을 새로 지었고, 기존 공장도 순차적으로 철거해 새 공장으로 바꿀 예정이다. 현대화가 끝나면 GM의 글로벌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수출물량 생산을 맡게 된다. 한국GM은 CUV의 생산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장에 첨단 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김 담당장은 GM이 국내에서 가장 최근에 지은 완성차 공장이 1993년 군산공장이었다며 창원공장의 의의를 강조한다. 그는 "최근 중국에 많은 GM 공장이 지어졌는데 모두 깔끔하고 신기술을 잔뜩 갖춘 최첨단 설비다. 중국 공사 현장에 지원을 나가면서 '우리는 언제 이런 공장을 지어보나' 하는 말을 자주 했다."고 설명했다. 그간의 한을 풀고자 새로 지은 도장 공장에 신기술을 모두 녹여냈다고 김 담당장은 강조했다. 그는 "GM에는 모든 과정에 글로벌 표준이 있는데 이번 공장은 기술, 품질, 친환경, 에너지 효율 등 모든 부분에서 글로벌 표준을 지켰다"며 대표적인 신기술로 실링 자동화와 스워드 브러시 로봇을 꼽았다.
실링은 자동차 차체 이음매에 물이 들어가 부식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작업이다. 차량마다 형태가 다르고 복잡한 탓에 기존에는 수작업이 이뤄졌다. 김 담당장은 "차량 도어 사이드에 하얗게 실링된 것은 대부분 사람이 하고 있었다"며 "창원 도장 공장에는 이 공정에 헴플렌지 실링 로봇을 도입, 자동화하면서 품질을 일정하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차량을 도장하려면 차체에 붙은 먼지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 이 작업에도 신기술이 적용됐다. 김 담당장은 "기존에는 포집효과가 뛰어난 타조털을 썼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2년된 꼬리털만 쓰는 등 공을 들였지만, 결국 털은 빠지면서 먼지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것이 독일에서 개발된 스워드 브러시 시스템이다.그는 "긴 붓이 달린 로봇이 회전하며 먼지를 제거하는 스워드 브러시 시스템을 독일에서 발견해 GM에서 가장 먼저 창원공장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높은 수준의 도장 품질을 제공했지만, 품질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은 미국에서도 탐을 냈다. 김 담당장은 "창원공장 적용에 앞서 부평공장에 1기를 시범 설치한 당시 미국 본사 임원들이 한국에 방문했다"며 "본사 임원들이 그 기계를 보고 '이게 뭐냐'며 눈을 떼지 못했다"고 회상했다.이어 "미국 임원들의 요청으로 스워드 브러시 시스템을 공유했고, 결국 GM의 글로벌 표준으로 수출됐다"며 "신기술을 잔뜩 갖춘 한국 공장을 지으면서 미국으로도 기술을 수출한 사례"라고 덧붙였다.이 외에도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중도 공정을 삭제하고 상도 공정에 최신식 수용성 3wet 공정을 적용하는 등 창원공장 도장 공장에는 다양한 신기술이 들어갔다. 김 담당장은 "'우리도 이런 공장 지어봤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드디어 소원을 풀었다"고 강조했다.
신규 도장 공장은 현재 품질 검사가 이뤄지는 중으로, 오는 3월 내 완공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낡은 공장을 철거하고 새 공장을 짓는 작업을 반복해 내년 상반기 현대화를 마치게 된다. 전체 공장 규모는 기존의 2배로 넓어지고 시간당 50대 수준인 생산량(UPH)도 60대로 높아진다.자리를 함께 한 생산기술연구소 도장설비기술팀 유경삼 차장은 "30년 전 대우자동차로 입사해 창원 공장 건설 작업을 했다"며 "직접 지은 공장을 직접 철거하고 30년 노하우가 담긴 첨단 공장을 짓게 됐다. 미래 회사를 이끌어갈 젊은 직원들에게 고참의 노하우를 물려줄 수 있어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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