켐트로닉스 "올해는 자율주행 수확 원년…반도체 소재도 하반기 양산"

김응수 켐트로닉스 전무
김응수 켐트로닉스 자율주행사업 총괄 전무가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본사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켐트로닉스 제공
25일 코스닥 상장사 켐트로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0.7% 오른 2만88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26일(1만6950원) 대비 3개월 만에 약 70% 뛰었다. 자율주행 기술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 그간 공들인 신사업이 올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응수 켐트로닉스 전무는 "2014년부터 공들인 자율주행 사업이 올해 제대로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며 "국산화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26일 말했다.

켐트로닉스는 창업자 김보균 회장이 1983년 세운 신영화학이 전신이다. 2000년 지금 사명으로 문패를 고쳐 달았고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현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상장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응수 전무가 이끌고 있는 자율주행사업이 일등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완벽한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차량과 차량 간 통신은 물론 차량과 사물 간 통신도 필수다. 켐트로닉스는 국내 상장사 중 최초로 이를 아우르는 통신기술(V2X)을 구현하는 모듈과 차량용 단말기(OBU), 도로용 기지국(RSU) 등을 생산하고 있다. 판교제로시티, 세종시 자율주행차 인프라 구축 사업, 제주 버스정보시스템(BIS), 대구 수성 알파지구 등에 OBU 와 RSU 등을 공급했다.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광역시가 켐트로닉스 제품으로 지난해 시범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올해 본사업에 나서면서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전무는 "2025년까지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지방도로 약 3만㎞에 RSU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프라가 갖춰지면 완성차 업체들도 신차에 OBU를 탑재해 앞으로 5~10년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자신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의 '서라운드뷰모니터링'(SVM)도 양산 중이다. 차량 주변을 사각 지대 없이 360도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제품이다. 현재 르노삼성의 SM6, QM6, XM3 등 5개 모델에 장착되고 있다. 올해 안에 다른 완성차 업체로 공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자회사 넥스비를 통해 지분 100%를 75억원에 인수한 비욘드아이(옛 KSS-이미지넥스트)가 고객 다변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에 국내 최초로 서라운드뷰 솔루션을 공급한 이 회사가 중국 지리자동차, 영국 로터스 등 다양한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한 화학 소재 사업도 기대주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되는 소재로 올 하반기 처음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해외에서 수입하던 것을 켐트로닉스가 국산화했다. 올해 매출은 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전자제품 모듈 등 전자사업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 화학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신사업이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누적)엔 매출 3869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연간 매출은 창립 이래 처음 5000억원을 갓 돌파한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