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쿼터 1호는 '신태용 제자' 아스나위…K리그 인지도 높일까

'제2의 콩푸엉' 막으려면 선수 활용도 높여야
프로축구 K리그 첫 동남아시아 쿼터 선수가 나왔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22)가 주인공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20시즌 동남아시아 쿼터를 도입하면서 K리그 각 구단은 최대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출전시킬 수 있다.

국적에 상관없이 3명,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에서 1명, 그리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가맹국에서 1명을 뽑을 수 있다. K리그2 안산 그리너스가 이번 시즌 가장 먼저 이 제도를 활용해 인도네시아 1부 리그 PSM마카사르에서 뛴 우측 풀백 아스나위를 영입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그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에서도 뛰어 신 감독의 '애제자'로 불린다.

신 감독은 아스나위의 투지와 근성, 수비 등을 칭찬하며 김길식 안산 감독에게 직접 추천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축구연맹은 동남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영입을 통해 K리그 시장 확대를 기대한다.

아스나위의 경우 자국에서 '유망주'로 꼽히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7만 9천명으로 K리그 계정 팔로워(11만 2천명)보다 많다. 아스나위의 영입 소식이 전해지자 안산 구단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하루 만에 4천명에서 1만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안산 구단 구글 트렌드 검색량이 하루 만에 100배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26일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고 축구 열기가 뜨거워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며 아스나위 영입 발표 후 K리그 유튜브 영상에 외국 팬들의 댓글도 많이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K리그 해외중계권 판매 대행사인 '스포츠레이더'도 인도네시아 시장 접근을 준비 중이다.

다만 지속적으로 팬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선수가 잘 정착하는 게 중요하다.

앞서 태국 출신의 피아퐁(1984∼1986년), 베트남 출신의 쯔엉(2016∼2017년)과 콩푸엉(2019년) 등 동남아 국적의 선수들이 외국인 쿼터로 K리그에 도전한 바 있다.

하지만 쯔엉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강원FC에서 6경기, 콩푸엉은 인천에서 8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쳐 이들의 영입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동남아쿼터를 통해 프로연맹이 기대하는 효과를 얻으려면 선수의 활용도 역시 높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