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대기 기본…검사받으러 온 포항시민 분통

"준비 부족" 질타 목소리 커…시 대책 내놓기로
"검사를 기다리다가 오히려 코로나19에 걸릴 판입니다. "
경북 포항시민 정모(48)씨는 27일 오전 8시 북구 용흥동 경북도청 동부청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오전 9시부터 검사가 시작되지만 이미 수백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줄을 선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자칫 대기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우려가 있어 보였다. 그렇다고 차에 탄 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양덕한마음체육관과 남구보건소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양덕한마음체육관 선별검사소에는 이미 오전에 2㎞ 이상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많은 시민이 몰렸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나오기로 했다. 포항시가 26일부터 31일까지 모든 동 지역과 흥해읍, 연일읍 지역에 가구당 1명 이상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뒤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2시간 대기는 기본'이란 말이 나온다.

시는 기존 선별검사소가 있는 남구·북구 보건소, 양덕한마음체육관 외에 동·읍 17곳에 선별검사소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 검사소만으로는 시민 수요를 충당하기에 벅차다.

포항시청 앞 선별검사소를 비롯해 북구보건소, 송도평생학습관 등 모든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준비가 부족했다"며 시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자주 나온다.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검사소에 왔다가 돌아가는 시민도 있다.

한 시민은 "2시간씩 기다리면 생업이 있는 사람은 어떡하란 말이냐. 시장이 책임질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포항시민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 시 행정을 비판하는 의견이 속출한다.

이에 시는 대다수 선별검사소 운영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하고 조만간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