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스마트 건축 기술로 '건설 패러다임' 바꾼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설 혁신

미장 로봇·모듈러 공법
AI 미장로봇 바닥 평탄화 작업 가상 이미지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건축사업본부 내 기술연구소를 ‘스마트 건설 기술 선도 조직’으로 개편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3차원(3D) 스캔, 드론 기술 등 전문 인력을 대폭 보강하기 위해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스마트 건설 기술을 개별적으로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통합사업관리 시스템과 연계 적용해 업무 수행 체계를 전반적으로 혁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현장 자동화 앞장

현대엔지니어링은 먼저 로봇을 활용한 건설 현장 자동화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건설 산업 현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콘크리트 바닥면의 평탄화 작업을 하는 ‘AI 미장로봇’을 발전시켜 복수의 로봇이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실제 아파트 시공현장에 시범 적용한다. 이 기술은 타설된 콘크리트 바닥면을 3D 스캐너로 정밀하게 측량하고 평활도(표면의 매끄러운 정도)가 기준치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한 지리적 정보를 AI 미장로봇에 전송하면 기술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해당 부분의 미장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방법이다.이와 더불어 아파트 외벽 도장 작업을 수행하는 ‘무인 도장 로봇’도 개발한다. 로봇에는 도료 비산 방지 기술과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세제어 기술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되면 인부들을 대체할 수 있어 안전한 건설 현장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

외부에서 건축 부재 등을 사전에 제작해 이송 설치하는 모듈러 공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모듈러 방식으로 발주한 경기 용인시 영덕 행복주택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모듈러 공법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3층 106가구의 사업이다. 공장에서 기둥 벽체 등 건축자재를 생산해 현장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PC공법도 적극 활용 중이다. 지난해 2월 서울 가산 테라타워 지식산업센터에 PC공법을 적용해 준공했다.

스마트 건축 기술 속속 도입

사업 분야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하고 수행 체계를 구축하는 ‘스마트 사업 관리’ 시스템도 도입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적용하는 빌딩정보모델링(BIM)은 활용 범위를 더욱 확대한다. ‘BIM 공정관리’는 설계와 공정 정보를 결합해 공정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시공 현황을 비교할 수 있고, 표준 공기 산정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다.공사 현장에서도 스마트 건축 기술을 도입한다. 도입 및 개발 기술로는 드론, 3D 스캔, 머신컨트롤(MC), 주행 로봇, 사물인터넷(IoT)·센서, 스마트팩토리 대응 기술 등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로 토목 측량 등에 사용되는 드론 및 3D 스캔 기술을 제철소 원자재 보관 창고의 원형돔 보강 설계에 활용해 구조물 현황 검출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바 있다. 부산 사하구 ‘힐스테이트 사하역’ 현장에서는 드론 기술을 △토공량 산정 △파일 시공 현황 파악 △공정 모니터링 △안전 및 보안관리 등에 활용하고 있다. 3D 스캔 기술은 경기 ‘오산 복합물류센터’ 현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수행하는 공사들에 적용해 정밀한 시공 및 품질관리에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자동충전 자율주행 드론을 활용한 현장 관리 기술 △AI 이미지 분석 및 드론을 융합한 품질관리 기술 △스캔 위치 최적화 기술 △현장 관리 로봇 기술 등을 통해 스마트 건설 기술의 실질적인 효용성을 더욱 높여 나갈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스마트 건설 기술을 통해 통합적인 기술 개발 및 관리 영역으로까지 나아가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체계적인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